정철원 다독인 이승엽 감독, “2년 연속 70이닝, 탓할 생각 없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마무리 투수 정철원(24)을 다독였다.
정철원은 지난 10일 수원 KT전에서 2-1로 앞선 8회말 2사 1·2루 때 구원 등판했다. 그러나 첫 타자 배정대에게 던진 그의 초구 빠른 공을 포수 양의지가 잡지 못했고, 이 틈을 타 KT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정철원은 계속된 2사 2·3루 위기에서 결국 배정대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아 2-3 역전을 허용했다.
직후 9회초 공격에서 두산은 양석환의 적시타와 상대 투수의 폭투로 경기를 4-3으로 다시 뒤집었다. 역전의 기쁨도 잠시, 정철원은 9회말 선두 타자 황재균에게 솔로포를 내줬고, 이어진 2사 만루 위기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밀어내기 볼넷으로 실점했다.
두산은 결국 4-5로 패배했다. 정철원은 이날 1이닝 4안타 2사사구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1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정)철원이는 2년 연속 70이닝 넘게 던지고 있다. 아무리 관리를 하고 운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진짜 힘들 것”이라며 “철원 덕분에 이긴 경기가 많아서 탓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한 정철원은 58경기 72.2이닝을 던져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 3.10의 인상적인 성적으로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에도 팀의 핵심 불펜 자원으로 활약하다가, 후반기부터는 홍건희와 역할을 바꿔 두산의 수호신이 됐다. 이날 현재 정철원은 65경기(70.2이닝)에서 6승 6패 1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 3.95를 기록 중이다. 블론세이브 개수는 8개로, 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많다.
이 감독은 “최근 블론세이브가 많아져 철원이는 오늘 휴식한다”며 “분명 무리한 탓도 있어서 감독으로서 감사하면서도 미안하다”고 전했다.
시즌 막판 지옥의 8연전 첫 경기를 아쉽게 내준 두산은 순위도 3위에서 5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두산은 현재 NC, SSG와 준플레이오프로 직행할 수 있는 3위 자리를 놓고 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다.
이 감독은 “남은 경기도 많고, 이동 거리도 길어서 진짜 힘든 시기”라며 “선수들이 필드에서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사직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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