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니브 골드버그의 이스라엘 현지통신] "지금 방공호로 뛰는 중…지상전 초읽기"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3. 10. 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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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공습 경보가 울려서 방공호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복귀한 뒤에 연락하겠습니다."

10일 오후 3시 30분(현지시간) 이스라엘 경제 수도 텔아비브에 거주하고 있는 야니브 골드버그 요즈마 이노베이션 센터장(CEO)이 매일경제신문에 다급한 메시지를 보냈다. 약속했던 전화 인터뷰를 못하게 됐다는 연락이었다. 메시지 속 오타가 상황의 급박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90분 만에 연락이 닿은 그는 "서둘러 연락하려고 했는데, 공습 경보가 추가로 한 번 더 울렸다"며 "폭발음이 멈춘 뒤에도 가족들과 더 머무르다 집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방공호에는 동네 아이들, 노인, 반려견이 뒤섞여 있었다고 한다.

예상과 달리 그의 목소리는 매우 차분했다. 이스라엘 전역에서 이미 대피가 흔한 일이 돼서다.

텔아비브는 하마스의 주요 침공 지역이 아닌데도 매일 수차례 경보가 울리고 있다. 경보 이후 들리는 폭발음 수가 과거보다 늘었다는 것으로 그는 이스라엘이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었다.

방공호가 어디에나 있고, 대피는 일상이 됐지만 방공호에 안전하게 진입하기 전까지 엄습하는 공포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폭발음이 멈추고 방공호를 나오면 거리에 어지럽게 세워져 있는 자동차들이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만든다.

더 큰 문제는 방공호에 반강제적으로 갇혀 있어야 하는 주민들이 있다는 점이다. 골드버그 CEO는 "가자지구 인근 도시 주민들은 폭격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24시간 방공호에 있어야 한다"며 "심하면 1~2분 간격으로 경보와 폭발음이 들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 화장실을 만들어 생활하는 방공호도 있다"고 전했다.

골드버그 CEO는 이번 전쟁 양상이 이전과 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이 입은 유례없는 피해를 고려하면 2014년 이후 약 10년 만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투입 규모도 2014년에 비해 훨씬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결국에는 지상전 명령이 떨어질 것"이라며 "테러리스트가 다시는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이들을 붕괴시키겠다는 이스라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한 인질들이 변수다.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정부 공보국에 따르면 인질은 외국인을 포함해 약 150명이다. 무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가진 이스라엘이지만 인질의 생명을 무시하고 하마스 소탕에만 집중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골드버그 CEO는 "과거 분쟁을 보면 150명에 달하는 민간인 인질이 있던 적은 없었다"며 "이스라엘 정부에는 딜레마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CEO는 "한국은 북쪽에서만 (적군의) 위협이 있지만 이스라엘은 사방이 모두 위협"이라며 "한국과 이스라엘은 각각 동아시아와 중동에서 민주주의의 요새다. 한국인의 이스라엘 지지는 우리가 공유하는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지지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민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가 찾아오면 한국 관광객이 이스라엘을 찾기를, 한국 기업가가 이스라엘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한 최고의 답변은 민주주의 국가가 서로 협력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요즈마 CEO는…주한 이스라엘대사관에서 근무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현재 이스라엘의 글로벌 벤처캐피털 요즈마그룹에서 기업가로서 한국과 교류하고 있다.

[김상준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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