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쇼에 이용되다 바다 돌아간 지 10년… 삼팔이, 셋째 낳았다

2013년 바다로 방상된 삼팔이와 올해 낳은 세번째 새끼. /MARC 페이스북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돼 돌고래쇼에 동원됐던 남방큰돌고래 삼팔이가 세번째 새끼를 낳은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국내 돌고래 전문 유튜브 채널 ‘돌핀맨’에 올라온 영상에서 삼팔이와 새끼로 추정되는 돌고래가 포착됐다.

이에 MARC는 삼팔이가 새끼를 낳았을 수 있다고 판단,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집중 관찰을 시작했다. 그 결과 MARC는 삼팔이 옆에 붙어 다니던 새끼 돌고래가 세번째 새끼라고 분석했다.

마크는 삼팔이의 세번째 출산을 확인하는 데 평소보다 신중했다고 한다. 통상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새끼는 대체로 어미와만 붙어 다녀 확인이 쉬운데, 이번에 태어난 새끼는 주변의 다른 개체들에도 자연스레 접근하는 등 특유의 친화력을 보여 검증이 어려웠다는 게 MARC의 설명이다. MARC는 “이번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인싸’(인사이더)의 기질을 타고났는지 주변의 개체들에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행동이 다른 케이스들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며 “그래서 약 3~4마리의 어미 후보 중 출현 빈도와 어미와 새끼 자세의 비율을 함께 확인하며 새끼를 확인하는데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제주 바다를 헤엄치고 있는 삼팔이와 세번째 새끼. /MARC 페이스북

삼팔이는 2010년 제주 앞바다에서 어민들이 쳐 놓은 어망에 걸린 뒤 한 공연업체에 불법 거래됐다. 이후 약 3년을 돌고래쇼를 위해 이용되다, 해경으로부터 불법 포획 사실이 적발되면서 2013년 방사됐다. 방사 뒤 자유를 만끽하던 삼팔이는 2016년과 2019년 각각 새끼를 낳았다. 방류된 돌고래가 새끼를 낳아 기르는 상황은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삼팔이는 올해 세번째 새끼와 함께하게 된 것이다.

MARC는 “삼팔이는 2019년에 태어난 새끼와도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며 “이제 세번째 새끼가 함께하게 됐다. 새로 태어난 새끼가 무사히,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달 삼팔이가 새끼와 함께 있는 모습을 처음 포착했던 돌핀맨은 “야생 방사한 돌고래 출산이 세번째까지 확인된 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라며 “삼팔이 가족을 촬영하는 동안 자연의 힘과 아름다움을 이렇게 멋지게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벅찼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삼팔이의 셋째가 건강하고 무탈하게 바다의 돌고래로 성장해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삼팔이와 새끼들. /MARC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