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이 고유가·인플레 자극… 그럴수록 '올 웨더 전략' 써라

김규식 기자(kks1011@mk.co.kr),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홍장원 기자(noenemy99@mk.co.kr) 2023. 10. 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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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구단주' 호세 펠리시아노가 말하는 투자 비법
레버리지 너무 믿지 말아야
불확실성 커지면 '최악의 적'
주식보다 대체투자·사모펀드
'어떤 상황서든 수익'에 유리
예기치 않게 美 침체 가능성
금리 추가 인상도 어려워져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3 글로벌 금융리더포럼에서 호세 펠리시아노 클리어레이크캐피털 공동창업자 겸 첼시 구단주(오른쪽)가 제니 주 코리아컨퍼런스 회장과 경기 사이클을 극복할 수 있는 투자 전략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첼시 구단주'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호세 펠리시아노 클리어레이크캐피털 공동창업자가 10일(현지시간) "거시경제가 더 어려워지면서 전통적인 형태의 주식, 채권의 매력은 떨어지고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투자법은 레버리지에 의존하지 않고 펀더멘털을 이해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축구 구단 첼시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매일경제신문이 이날 미국 뉴욕 현지에서 개최한 '2023 글로벌 금융리더포럼'에서 펠리시아노 창업자가 '올 웨더 어프로치(All Weather Approach)' 투자 전략을 주제로 제니 주 코리아컨퍼런스 회장과 대담을 진행했다. 올 웨더 전략은 어떤 상황에서든 꾸준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배분을 가리킨다.

펠리시아노 창업자는 올 웨더 전략에 대해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며 "레버리지는 좋은 시기에는 친구가 되지만 나쁜 시기에는 최악의 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펠리시아노 창업자는 43억달러(약 5조77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글로벌 투자업계의 '큰손'이다. 그가 설립한 사모펀드 클리어레이크캐피털의 운용자산 규모는 700억달러(약 94조원)에 달하고 지난해 5월 명문 축구 구단인 첼시를 공동 인수하기도 했다.

그는 거시경제가 더 어려워지면서 전통적인 형태의 주식, 채권보다는 대체투자와 사모펀드가 더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펠리시아노 창업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해 "지금 이스라엘에서 일어나는 일이 인간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데, 저 역시 매우 슬프고 혼란스럽다"면서 "전쟁 초창기에 그 영향에 대해 말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일단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세계 경제에 분명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연준이 올해 예정대로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워졌고 동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세계가 더 불안정한 상황에서 연준이 '큰 뉴스'를 만들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인해 고유가가 더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플레이션도 더 오래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펠리시아노 창업자는 단기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면서 물가 상승은 거의 없는 이상적인 '골딜록스'가 가능하지만, 결국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같은 외생적 요인에 의해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골딜록스 국면에 있지만 크게 성장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여전히 코로나19의 여파를 겪고 있는데 특히 노동시장과 주택시장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 더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결정적 사건은 대개 예상하지 못한 범주에 속하는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기 침체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전쟁이 결합되면 전 세계에 예상하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지금 분명한 것은 유럽과 중동에서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술에 관심이 많은 펠리시아노 창업자는 어렸을 적에 비행기 조종사나 로켓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푸에르토리코에서 태어나 17세에 미국으로 건너왔고 프린스턴대에서 기계·항공우주 공학을 전공했다. 펠리시아노 창업자는 시종일관 거침없었는데 축구 구단 첼시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최근 스포츠에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늘어나고 있다며 "스포츠 사업의 특징은 수년간 계약으로 대부분의 매출이 고정돼 있고, 단 5~10% 정도 매출만 예측 불가능한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첼시는 전 세계에 서포터스 약 1억2000만명을 두고 있는 축구 클럽이고 그런 구단을 첫 시즌 동안 이끌어본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면서 "Go Chelsea(첼시, 파이팅)"라고 외쳤다.

올 웨더 전략

올 웨더 전략은 헤지펀드 업계의 대가인 레이 달리오가 처음 제안했다. 경기가 좋거나 나쁘거나 물가 상승 또는 하락과 관계없이 꾸준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배분을 가리킨다.

[뉴욕 특별취재팀=뉴욕 김규식 금융부장(팀장) / 윤원섭 기자 / 홍장원 기자 / 박윤예 뉴욕 특파원 기자 / 강계만 워싱턴 특파원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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