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효과' 반도체 바닥 탈출 …"4분기 D램·낸드 가격 동시 반등"

최승진 기자(sjchoi@mk.co.kr),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3. 10. 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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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2.4조
반도체 부문 영업손실 3.7조
상반기 비해 적자 줄이면 선방
D램 부문 연말 흑자전환 전망
데이터센터 등 큰손 주문 회복
AI시장 수요 확대 여부에 촉각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영업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한 것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적자폭이 상당 부분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가 감산 확대로 D램·낸드 제품 가격 인상을 꾀하면서 3분기 반등의 계기를 잡은 것이다. 지난 5월 정점을 찍었던 재고 역시 적정 수준을 향해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삼성전자 DS 부문 적자폭이 3조7000억~3조8000억원 선이 될 것으로 내다보는 상황이다. DS 부문은 올해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에 4조3600억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적자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영업 손실은 대부분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반도체 부문 적자는 3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D램·낸드 가격이 올해 3분기에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던 데다 수요 회복세 또한 더뎠던 영향이다. 2분기부터 본격화된 감산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것 역시 적자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제한적 대응으로 판매가와 출하량이 아쉬운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두 사업부를 합한 적자 규모는 7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업황 개선의 신호가 감지되면서 '주력'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적자폭을 줄였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찾아온 반도체 불황이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벗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삼성전자의 감산으로 시황이 일정 부분 반등하면서 D램을 중심으로 가격 여건이 개선됐다. 여기에 지난 5월 정점을 찍었던 재고 역시 적정 수준을 향해 조정이 지속되면서 적자폭이 줄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부터 이어진 감산은 보유 재고를 줄이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며 "감산에 따른 공급 조절 효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해 3분기부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 전환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올해 4분기 D램 부문에서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DDR5와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수익성 역시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뿐만 아니라 이전 세대 제품인 DDR4 재고도 소진되는 흐름을 보이는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 갤럭시 Z5 시리즈·아이폰15 시리즈 등 모바일 신제품 출시, 노트북·태블릿PC 등 개인용 정보기술(IT) 기기 판매 증가로 D램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현재 삼성전자 D램 공급 가격은 연초 대비 소폭 인상된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하기 시작한 삼성전자의 D램 수익성은 2차 감산 효과가 공급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4분기부터 회복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내년부터는 반도체 시황이 본격적인 상승세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D램과 함께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의 한 축을 담당하는 낸드 부문이 이 같은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낸드 가격 인상을 두 자릿수 이상 비율로 추진하는 등 가격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낸드 부문이 내년 2분기에는 손익분기점에 다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감산과 가격 인상 카드로 D램은 올해 말, 낸드는 내년 2분기 흑자 전환이라는 '반등 캘린더'를 설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큰손' 고객들 주문이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함께 HBM 수요를 이끄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지속적으로 수요를 받쳐줄 것인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D램과 낸드 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에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승진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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