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수원 전세사기 피해 90억…부동산 "해줄 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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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 권선구 세류동의 4층짜리 A빌라는 건물 전체가 '수원 전세사기 사건' 핵심으로 불리는 정모씨(59) 소유다.
수원 전세 사기 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임대업을 하던 정씨가 어느 순간부터 건물을 한꺼번에 매입했다"며 "매입을 많이 하면서 자금난을 겪었고 전세금에 대해 계약상 편법을 쓰거나 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데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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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 권선구 세류동의 4층짜리 A빌라는 건물 전체가 '수원 전세사기 사건' 핵심으로 불리는 정모씨(59) 소유다. 11일 A 빌라를 찾아갔지만 전세 사기 피해 사실을 알리는 현수막 등이 내걸린 다른 지역 다세대주택과 달리 외관상 전세 사기 피해 매물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웠다.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같은 동의 11층짜리 B 빌라 역시 정씨 소유의 건물이다. B빌라는 이미 일부 동이 경매에 넘어간 상태였지만, 마찬가지로 겉으로는 전세 사기 피해 매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단서가 보이지 않았다.
세류동은 평온한 겉모습과는 달리 10일 집계 기준 고소만 73건, 피해액만 90억원에 달할 정도로 전세사기 논란의 한 복판에 있는 곳이다.
기자가 A, B 빌라 인근의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았을 때 직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세류동과 붙어 있는 권선동 X부동산은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주로 거래를 한 곳으로 지목된 곳이다. 기자가 X부동산 사무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직원 3명이 앉아 있었다. "정씨 건물을 중개 해준 적이 있냐"고 묻자 한 직원은 "그분(정씨) 매물은 자주 중개해줬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부동산에서 계약한 사람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는 말에는 "처음 듣는 말"이라고 일관했다.
다른 부동산도 "이 주변 건물이 전세 사기 매물이었냐는데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한 공인중개사는 "해줄 말이 없다"며 "궁금하면 법원이나 경찰서에 가서 물으라"며 열었던 문을 닫았다.
세류동과 권선동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이 일대를 "1인가구와 대학생이 밀집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20살 때부터 이 인근에 거주했다는 한모씨(27)는 "고속열차가 정차하는 수원역과 가깝고 인근에 대학교도 자리하고 있어 혼자 사는 사람과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전세 사기 피해자 20·30대 청년들에게 집중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씨 일가가 사내 이사로 자리한 법인 소유 건물은 수원에만 50여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소유 법인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본 결과 정씨와 정씨 아내 김모씨가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번갈아 가며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 전세 사기 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임대업을 하던 정씨가 어느 순간부터 건물을 한꺼번에 매입했다"며 "매입을 많이 하면서 자금난을 겪었고 전세금에 대해 계약상 편법을 쓰거나 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데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대에서는 정씨의 아들이 공인중개사로 일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수원 영통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씨 아들이 팔달구 인계동에서 부동산중개사무소를 하다가 지금은 폐업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빌라를 지어 파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 일대 부동산업자들 사이에서 위험에 대한 시그널은 지난해 말부터 나오고 있었다"고 했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수원(경기)=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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