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가짜뉴스 수사, 野에 직접 칼 겨눴다
전직 기자출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통해 대선 8일 전
'최재경 녹취록' 조작보도 혐의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이 11일 인천 연수구의 허 모 기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리포액트' 사무실과 허씨의 주거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 최 모씨의 사무실과 주거지, 민주당 국회정책연구위원 김 모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리포액트가 보도한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의 통화 녹취록이 조작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TBC' '뉴스타파'에 이어 검찰의 '가짜뉴스' 관련 수사 대상이 야당을 직접 겨냥해 확대되는 모양새다.
리포액트는 대선을 며칠 앞둔 지난해 3월 1일 대장동 브로커로 알려진 조우형 씨의 사촌 형인 이철수 씨와 최 전 중수부장의 녹취록을 확보했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이철수 씨가 "김양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 조우형이 김양 부회장의 심부름꾼이었거든요. 솔직히"라고 말하자 최 전 중수부장이 "그래. 그거 윤석열이 한 말이지"라고 맞장구를 치고, 이씨가 놀란 듯 "윤석열이 그런 말을 했어? 조우형이 박영수 변호사를 쓴 건 신의 한 수였다"고 답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리포액트가 확보했다고 보도한 최 전 중수부장의 녹취록이 제3의 인물을 둔갑시킨 '조작 녹취'였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의 보좌관인 최 모씨가 개입한 정황을 확인하고 최씨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녹취록에는 최 전 중수부장과 이철수 씨의 대화 자체가 담겨 있지 않고 조작된 녹취록의 허위 보도 과정에 최 보좌관과 허씨, 김 위원, 이철수 씨 등 4인이 관여한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은 녹취록 내지 녹음 파일상의 실제 대화자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는 자료, 녹음 경위와 일시·장소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 김병욱 의원과 최 보좌관, 이철수 씨 또는 김 위원으로부터 허씨에게 녹취록이 전달돼 기사가 보도된 경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 등으로 특정됐다. 검찰이 이날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해당 보도가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에서 조우형 씨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가짜뉴스'와 같은 군에 속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관련 보도들을 근거로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김 의원은 민주당 화천대유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았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는 이날 "선거 기간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당연한 것임에도, 터무니없는 이유로 선거가 끝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일에 단행된 압수수색, 정치 검찰의 정치쇼를 규탄한다"고 성명서를 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7일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 부장검사를 필두로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이 가장 먼저 수사한 곳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었다.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기에 앞서 지난달 1일 신 전 위원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이 2021년 9월 15일 김만배 씨와 공모해 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 중수2과장이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의 수사를 덮어줬다는 허위 사실을 인터뷰했다고 보고 있다.
[이승윤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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