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전투기·전차 … 무사히 돌아와 다행"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3. 10. 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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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서 192명 첫 귀국
인천공항 도착하자 "와" 탄성
비행기 수차례 결항 가슴졸여
체류국민 여전히 800여명 남아
이스라엘 텔아비브공항에서 우리 국적기를 타고 11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단기 체류 국민이 마중 나온 지인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B입국장. 전날 이스라엘발 항공기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기다리고 있던 가족과 친지들은 "와" 하고 소리를 질렀다. 아비규환을 피해 입국한 이들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여유 있게 한 손을 흔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었고 기다리던 한 남성은 무사히 돌아온 어린이를 얼싸안고 뺨에 얼굴을 비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로 안전이 크게 위협받던 국민 192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무사히 귀국했다. 무력 충돌 사태 이후 현지에 체류 중이던 국민이 귀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전날 오후 1시 45분(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공항에서 대한항공 KE958편에 탑승해 이날 오전 6시 8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대부분 성지순례나 여행 등을 위해 이스라엘을 찾은 단기 체류자들이다. 일부는 하마스의 공격 이후 예정됐던 일정을 줄이거나 바꿔야 했고 일부는 일정을 마친 뒤 비행기가 몇 차례 결항돼 마음을 졸여야 했다.

비행기 도착 몇 시간 전부터 가족·친지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돌아온 이들을 끌어안고 "무사히 돌아와줘서 고맙다"고 입을 모았다. 성지순례를 갔다가 무사히 귀국한 아내를 맞은 조 모씨는 "이스라엘에서 비행기를 탔다고 해도 혹시 모를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다"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귀국한 국민들은 이스라엘에서 겪은 체험을 생생히 전했다. 경기 시흥에 사는 김 모씨는 "이스라엘은 늘 분쟁이 있는 곳이어서 군대가 주둔하지만 이번만큼은 심각해 보인다"면서 "전투기와 전차가 지나다녔다"고 말했다.

텔아비브공항은 이스라엘을 빠져나가려는 외국인으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경기 오산시 교회에서 성지순례를 갔던 이 모씨는 "출국하려는 외국인들이 많았고 아주 분주하고 어수선했다"면서 "일행 31명 중 13명이 아직 현지에 남아 있는데 정부가 힘을 써줘서 빨리 데리고 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장기 체류자 570여 명과 단기 여행객 480여 명이 있다. 이날 귀국한 192명 외에도 우리 국민 27명은 육로를 통해 요르단으로 이동했고 30명은 12일 터키항공을 이용해 출국할 예정이다.

[인천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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