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비치면 車 창문 자동선팅…"스마트 윈도로 유럽 공략"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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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던 회의실 유리벽이 순식간에 안이 보이지 않는 뿌연 색으로 변한다.
현대자동차 사내벤처 분사 스타트업 디폰은 이런 똑똑한 유리인 '스마트 윈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자동차에 사용되는 강화유리는 통상 두 장이 결합된 이중접합 구조다.
회사는 '차세대 스마트 윈도'인 VPLC 기술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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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디폰 대표
현대차 사내벤처서 분사
고분자 분산형 액정필름 개발
유리에 전압 흘려 채광 조절
열 차단해 에너지 절감 효과
투명하던 회의실 유리벽이 순식간에 안이 보이지 않는 뿌연 색으로 변한다. 자동차 뒷자리 창문으로 따가운 햇빛이 비치자 자동으로 선팅이 짙어진다. 비가 오는 밤에는 운전자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빛이 조금 더 잘 들어오도록 창문 빛 투과율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현대자동차 사내벤처 분사 스타트업 디폰은 이런 똑똑한 유리인 ‘스마트 윈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법인 설립 3년차인 이 회사는 누적 투자액이 150억원에 달한다.
이성우 디폰 대표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리의 한계는 명확하고, 그 한계를 뛰어넘는 게 우리 사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디폰은 유리에 붙이는 필름을 만든다. 자동차에 사용되는 강화유리는 통상 두 장이 결합된 이중접합 구조다. 유리와 유리 사이에 기능성 필름을 끼워넣어 스마트 윈도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필름에 전기적 신호를 가해 빛의 투과도를 조절하고 열에너지까지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폰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고분자 분산형 액정(PDLC) 필름이다. 평상시 불투명 상태를 유지하다가 전압을 흘려주면 빛이 투과되는 정도를 조절해 유리를 투명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반대로 평상시 투명한 유리에 전압을 주면 불투명하게 바뀌는 기술도 갖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은 정전이나 사고 같은 위험 상황에서 전기가 끊어지면 빠르게 투명 상태로 돌아가는 게 장점이다.
회사는 ‘차세대 스마트 윈도’인 VPLC 기술도 갖고 있다. 투명한 유리를 검은색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검은색을 띠는 자동차 틴팅 등에 적용해 틴팅 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회사가 잡은 주요 키워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스마트 윈도를 통한 열 차단 기술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덕분이다. 지난해 8월 통과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는 스마트 윈도에 30%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건물에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한다는 내용의 ‘제로에너지건축물’ 도입이 의무화되면서 냉난방 에너지 절감에 강점을 지닌 스마트 윈도 기술이 각광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삼성전자 연구소에서 디스플레이 제품을 개발했고, 현대차에서는 주행안전 기술 개발·평가를 맡았다. 그는 어느 비 오는 밤 선팅을 짙게 한 차량을 타고 나갔다가 낭패를 봤다. 창문을 내리지 않고 야외에 주차하다 출고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새 차’를 박아 몇백만원을 날렸다. 이런 경험이 쌓여 창업의 계기가 됐다. 이 아이템을 갖고 현대차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H스타트업에 지원했다. 2021년 6월 분사했다.
디폰은 해외 시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릴 계획이다. 유럽 시장의 거점으로는 독일을 낙점했다. 뛰어난 완성차 제조사들이 있는 데다 친환경 건축물 규제도 엄격한 축에 속하는 나라다. 늦어도 내년까지 현지 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또 냉난방 에너지 효율화가 필요한 중동 같은 더운 지역에 진출할 채비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스마트 윈도 시장은 3년 뒤 약 12조원에 이르는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유리가 있는 곳은 모두 시장이 된다”고 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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