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매력적인 스타일, 공허한 이야기 [OTT 화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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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서 지금 가장 '핫'한 커플이 있다면 이충현 감독과 배우 전종서일 것이다.
넷플릭스 영화 '콜'에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감독과 배우로 함께 한 두 번째 작품을 내놓았는데, 그 작품이 지난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발레리나'다.
어느 날 발레리나이자 절친한 친구인 민희(박유림 분)의 전화를 받고 그의 집을 찾은 옥주는 '꼭 복수해 줘, 너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는 메시지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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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계에서 지금 가장 '핫'한 커플이 있다면 이충현 감독과 배우 전종서일 것이다. 넷플릭스 영화 '콜'에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감독과 배우로 함께 한 두 번째 작품을 내놓았는데, 그 작품이 지난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발레리나'다. 지난 2015년 단편 영화 '몸값'으로 한국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이충현 감독은 두번째 장편 영화 '발레리나'에서는 복수극이라는 형식 안에 디지털 성범죄와 성 착취물 등 시의성 높은 소재를 녹여내 관객들의 관심을 끈다.
'발레리나'의 주인공은 사설 경호 업체에서 근무했던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 분)다. 어느 날 발레리나이자 절친한 친구인 민희(박유림 분)의 전화를 받고 그의 집을 찾은 옥주는 '꼭 복수해 줘, 너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는 메시지를 발견한다. 이어 화장실에서 맞닥뜨리게 된 것은 스스로 세상을 떠난 친구의 시체다. 민희는 메시지와 함께 쪽지 안에 의문의 아이디를 남긴다. 이 아이디를 추적하던 옥주는 그것이 SNS를 통해 마약을 파는 인물이자, 친구 민희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협박을 했던 의문의 남자 최프로(김지훈 분)의 것임을 알게 된다.
최프로의 집을 찾아가 조사를 하는 등 복수를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해 가던 옥주는 드디어 최프로에게 접근한다. 최프로는 클럽에서 만난 여자들을 가평의 한 모텔로 데리고 가고, 방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몰래 촬영해 그것으로 여성들을 협박하고 착취하는 인물이다. 클럽에서 최프로의 눈에 들어 그를 따라나서는 데까지 성공한 옥주는 민희의 복수를 위해 준비한 칼을 빼든다.
'발레리나'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잔혹 동화'라는 설정에 걸맞은 예쁘고 낯선 미장센이다. 한국이 분명하지만 어딘지 한국 같지 않은 슈퍼 마켓과 50년대 미국풍의 원색적인 레스토랑, 역시나 비슷한 시대의 삽화 속에서나 볼 법한 빈티지만 색상의 민트초코 버터크림케이크까지. 영화는 복수극이라는 장르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알록달록한 색감과 비주얼로 초반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낯선 분위기와 세련된 스타일로 색다른 톤앤매너를 형성한 것은 성공적으로 평가할만하다. 하지만 '발레리나'는 어쩐지 중반부 이후부터 이야기에 힘이 빠진다. 플롯에 새로운 점이 없기 때문이다. 영화는 민희로부터 복수를 해달라는 쪽지를 받은 이후 한 가지 목표만을 위해 앞으로 달려나가는 옥주의 서사를 시간 순으로 따라간다. 중간 중간 민희와의 전사가 담긴 플래시백이 있으나 숨겨져 있던 비밀이나 반전 등 관객들이 기대할만한, 예상을 벗어나는 지점이 하나도 없어 단조로운 느낌을 준다. 악인들을 처단하는 과정 역시 너무 간단하다. 관객들로서는 위기에 빠졌던 옥주가 어떻게 어려움에서 벗어나 반격을 가하는지 보는 것이 재미를 주는 요소일텐데 액션과 액션 사이 들어갔어야 할 이런 장면들이 축소되거나 생략된 듯 하다.
다만, 전종서는 여전히 빛난다. 언제 어떻게 봐도 늘 새롭게만 보이는 이 배우의 설명하기 어려운 매력은 '발레리나'의 좋은 무기다. 여성과 외국인 노동자, 노인 등을 대하는 연출자의 미묘하게 따뜻한 태도에 눈길이 간다. 러닝 타임 93분.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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