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민간인 학살해놓고 … 러시아 인권이사회 복귀 시도

불가리아에 밀려 선출안돼
中 '인권 탄압' 논란 속 재선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서 퇴출당한 러시아가 1년6개월 만에 이사국 복귀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반면 중국은 '인권 탄압' 논란에도 재선에 성공했다. 10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 따르면 이날 유엔총회에서 진행한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 결과 15개국이 신규 이사국으로 선출됐다. 이사국 임기는 내년부터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은 총 47개국이다. 이 가운데 임기가 만료되는 자리를 193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총회에서 비공개 투표로 선출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동유럽 국가에 돌아가는 신규 이사국 자리에 관심이 쏠렸다. 2석을 놓고 러시아·불가리아·알바니아 3개국이 경쟁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83표를 얻으면서 불가리아(160표), 알바니아(123표)에 밀려 떨어졌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민간인 학살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퇴출된 바 있다.

러시아는 이사국 복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지만 결국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루이 샤르보노 이사는 "유엔 회원국은 수많은 전쟁 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책임이 있는 정부가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이 돼선 안 된다는 강력한 신호를 러시아 지도부에 보냈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은 이날 154표를 얻어 이사국 재선에 성공했다.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가 여전히 중국에 우호적인 영향이 컸다는 관계자들의 분석이 나온다.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는 재선에 성공한 뒤 성명을 내고 "국제사회가 중국의 인권 성취를 전적으로 인정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인권단체들은 중국이 신장웨이우얼자치구, 티베트, 홍콩에서 인권 탄압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중국의 이사국 선출에 반대한다며 유엔 회원국에 '백지 투표'를 촉구했다. 루이 샤르보노 이사는 "중국은 아시아 국가 중 최저 표를 받았다"며 "경쟁자가 있었다면 중국이 떨어졌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송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