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대피소서 숨진 4살 소녀…“엄마 사랑해요” 남기고 실종된 동생
무고한 희생에 전세계 눈물
양측 사망자 2000명 넘어서
영유아, 노인 등 민간인 피해 속출
로이터 통신은 10일(현지시간) 아버지와 여동생, 남동생, 사촌, 할머니가 모두 실종된 이스라엘 여성 가야 칼데론(21)의 사연을 소개했다.
가족을 떠나 수도 텔아비브에 상경해 생활하고 있던 가야 칼데론은 지난 7일 새벽 사이렌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의 친구는 칼데론의 고향인 키부츠에 하마스가 침투했다고 전해줬다.
칼데론은 가족 단체 메신저 그룹에 “괜찮느냐”고 물었고, 가족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16살 여동생은 대뜸 “엄마 사랑해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가운데 칼데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떠도는 한 동영상을 접했다. 12살 잠옷 차림의 남동생이 영상 속에 있었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남동생을 끌고 갔다.
동생들은 아버지와 키부츠에 살고 있었다. 할머니와 사촌도 인근 주택에 거주했다. 이들 모두 현재 실종 상태다. 또다른 집에 있던 어머니와 오빠는 살았다.
칼데론은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엄마의 그런 목소리는 난생 처음 들었다”며 “엄마는 ‘내 아이들은 어디 있느냐’며 울부짖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을 가하고 있는 지역인 가자지구에서는 이날 4살 팔레스타인 소녀 샤히드 아무 로크바의 사체가 수습됐다. 가족 모두의 시신과 함께였다.
아무 로크바의 가족이 숨을 거둔 장소는 가자지구 자치당국이 운영하는 대피소였다. 이들은 도시 중심부가 더 안전하다는 판단으로 외곽 도시에서 이동해 왔었다.
가자지구 자원봉사자 무함마드 알 나자르는 “죽음을 피하기 위해 도망친 이들이 죽음을 마주하고 말았다”며 “이스라엘군은 로크바의 가족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여성 플레스티아 알라카드(22)는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제부터 세 번의 탈출을 해야 했다”며 “말 그대로 안전한 장소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알라카드는 그의 아파트 단지가 공격을 받은 뒤 인근 친구의 집으로 대피했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 뒤 친구의 집도 공격 대상이 됐다는 알림을 받았고, 도망쳤다. 근처 병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그는 이후 또다시 이동해야 했다.
5일째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전쟁으로 인해 사상자 수는 불어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당국 각각에 따르면 이스라엘측 사망자는 현재까지 1200명 이상, 가자지구에서의 사망자는 95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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