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드라마엔 ‘이것’이 있다? K콘텐츠, 스핀오프 바람

이근아 2023. 10. 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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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

이 드라마는 2017년 작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spin-off) 작품이다.

'강남순'의 경우에도 엄마 황금주(김정은)를 주인공으로 한 카카오페이지 웹툰 '힘쎈여자 황금주'가 드라마 방영 2주 전부터 연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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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순 6촌 강남순으로 완성한 '힘쎈여자' 세계관 
웹툰으로는 강남순 엄마 이야기 방영 전부터 연재
'비숲' 애증의 캐릭터 서동재 주인공인 드라마 제작도
IP 확장에 시청자 유입 담보하는 카드 된 스핀오프
JTBC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의 주인공 강남순(이유미)은 '괴력의 소녀'다. 드라마는 2017년 인기작인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강남순과 도봉순은 6촌 관계란 설정으로 시작한다. 강남순은 어린 시절 잃어버린 부모를 찾아 몽골에서 한국으로 건너온다. JTBC 제공

몽골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 착륙 직전 문제가 발생한 비행기 바퀴를 엄청난 괴력과 스피드로 멈춰 세우는 건 다름 아닌 '괴력의 소녀' 강남순(이유미). JTBC '힘쎈여자 강남순'의 주인공인 그녀는 작은 체구지만 차와 나무를 번쩍 들어 올리고, 300m의 높이에서 뛰어내려도 끄떡없다.

어쩌면 억지스러운 이 설정이 어색하지 않은 건 이미 K콘텐츠엔 '힘쎈여자' 세계관이 구축돼 있어서다. 이 드라마는 2017년 작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spin-off) 작품이다. 스핀오프란 기존 콘텐츠의 등장인물과 설정을 가져오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 강남순은 도봉순의 6촌 격으로, 이 집안은 대대로 여자들만 X염색체 이상으로 괴력을 타고난다는 설정을 물려받았다.

JTBC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강남순의 외할머니인 길중간(김해숙)은 힘쎈 모녀 3대의 대장 격이다. 강남순의 집안은 대대로 여자들만 X염색체 이상으로 괴력을 타고난다. JTBC 제공
순차 제작은 옛말…드라마 방송 전부터 웹툰으로 스핀오프 제작도

최근 잘나가는 K콘텐츠엔 '세계관' 구축이 빠지지 않는다. 특히 '강남순'처럼 스핀오프 제작은 스토리의 세계관을 무궁무진하게 확장할 수 있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시즌제보다 폭넓게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장점으로 꼽힌다.

웹툰·웹소설에서 드라마로 혹은 드라마에서 웹툰·웹소설로 이어지는 순차 제작 대신 동시에 제작하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준호와 임윤아의 만남으로 인기를 끈 JTBC '킹더랜드'는 방영 전부터 두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담은 웹툰을 제작해 공개했다. 드라마는 웹툰상 주인공의 연령대와 일치시켜 첫 방송을 내보냈다.

'강남순'의 경우에도 엄마 황금주(김정은)를 주인공으로 한 카카오페이지 웹툰 '힘쎈여자 황금주'가 드라마 방영 2주 전부터 연재에 들어갔다. 황금주의 고등학생 시절 등을 그렸다. 드라마에 나오지 않는 숨겨진 서사를 웹툰으로 공개하는 일종의 '쌍끌이 전략'인데, 기획 단계부터 원작자 백미경 작가와 함께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스핀오프 웹툰 제작은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다각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웹툰 ‘힘쎈여자 황금주’(글 이원식, 그림 참치캔, 원작 백미경)는 이 ‘힘쎈여자’ 세계관을 확장해 주인공 ‘강남순’이 아닌, 엄마 ‘황금주’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이야기를 그린 스핀오프 작품이다. 왼쪽은 웹툰 그림이고, 오른쪽은 드라마 포스터다. 드라마에서 황금주 역할은 배우 김정은이 연기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비숲'·'슬의생' 등 인기 드라마에 시청자 확보할 안전한 카드로

인기가 검증된 드라마들의 스핀오프는 제작사 입장에서도 실패의 리스크를 줄일 카드다. '비밀의 숲'도 최근 스핀오프 작품인 티빙 오리지널 '좋거나 나쁜 동재' 제작을 확정했다. '비밀의 숲'에서 조연이지만, 악역에서 변화하는 입체적 캐릭터로 사랑받았던 검사 서동재(이준혁)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청주지검에서 일하게 된 서동재가 여고생 살인 사건을 맡으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티빙 관계자는 "'서동재' 캐릭터가 선과 악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아 매력적"이라며 "원작('비밀의 숲')의 작품성과 흥행성, 견고한 팬덤에 힘입어 티빙과 파라마운트+(미국 온라인스트리밍 서비스)의 파트너십 작품으로도 선정됐다"고 밝혔다. tvN의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최근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란 스핀오프 작품을 제작하기로 확정했다.

tvN '비밀의 숲'에서 서동재(이준혁) 검사는 악역으로 출발했지만 극 진행에 따라 변화를 맞이하는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방영 당시에도 서동재는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어들인 캐릭터 중 하나였다. 티빙은 최근 서동재를 주인공으로 앞세운 오리지널 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라는 스핀오프 작품 제작을 확정 지었다. tvN 제공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까지 확산된 스핀오프 제작 바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tvN의 히트작 '서진이네'는 배우 이서진이 사장, 정유미가 이사, 박서준이 부장, 최우식과 BTS 뷔(김태형)가 인턴인 이른바 '직급 세계관'을 그대로 따온 '출장 소통의 신: 서진이네 편'을 최근 론칭했다. 이미 '케미(출연자 간 화합)'가 입증된 멤버들의 활약 덕택에 유튜브 하이라이트 영상만 조회수 111만 회를 넘을 정도로 순항 중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성과가 있는 작품의 스핀오프의 경우 (OTT, 방송사 등)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판매는 물론 배우 캐스팅에도 훨씬 유리하다"며"시즌제를 염두하고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 한국에선 시즌제보다 스핀오프가 더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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