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예요" 60대도 50년 특례보금자리론 받아…허 찔린 금융위
시중은행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뿐 아니라 정부가 공급한 특례보금자리론도 고령자들이 50년 만기로 대출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초장기 상품인 만큼 만 34세 이하로 연령 제한을 했지만 신혼부부 조건을 활용해 40대 이상도 대출을 받아갔다. 금융당국은 고령자에게 50년 만기 주담대를 판매한 시중은행에 "비정상적"이라고 질타해왔지만 정작 정책성상품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 규제 우회 수단으로 활용됐단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연령대별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 취급현황을 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40대~50대 대출건수가 798건에 달했다. 취급금액은 2255억원이었다. 이는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액의 10.7%에 해당한다. 60대 이상 대출자도 5명으로 대출액은 15억원이다. 이에 따라 40대 이상 대출자가 총 803건, 대출액은 2270억원에 달했다.
60대가 50년 만기 대출을 받아 만기까지 갚으면 110세가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평균 연령을 훨씬 초과하게 된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정책성 대출인 특례보금자리론은 40년 만기에 대해선 만 39세, 50년 만기는 만 34세로 각각 연령대를 제한해 왔다. 하지만 "34세 이하거나 신혼부부'가 이용할 수 있다"는 대출 조건이 붙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신혼부부가 이 상품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신혼부부 요건은 결혼 후 7년 이내인 가구 혹은 3개월내 결혼예정인 가구다. 재혼을 했더라도 신혼부부로 인정 받는다. 평균 결혼 나이가 3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40대 이상 신혼부부도 특례보금자리론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시중은행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판매하는 것에 대해 "무책임하다"며 비판해 왔지만 정책성 대출도 고령자 대출이 많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위가 지난달 13일 공개한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현황을 보면 40대~50대 비중이 57.1%였고, 60대 이상도 12.9%에 달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사전에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거에 대해선 "제 불찰,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다만 "신혼부부를 넣은 이유는 정책의 목적이 집 한채는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 신혼부부가 집이 없다고 하면 나이에 관계 없이 갖게 해 줘야 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특례보금자리론은 시중은행과 달리 고정금리로 하고, 기본적으로 무주택자나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의 1주택자에게만 하기 때문에 시중은행 상품과는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와 이로 인해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에 대해 정부 책임론이 불거졌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이나 투자 상품을 통제하고 있는 게 사실 아니냐, 50년 만기 상품 출시에 (금융당국의)암묵적인 승인이 있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가계대출 추이를 모니터링하면서 보니까 7월 이후 50년 만기 주담대 나오면서 대출이 갑자기 늘었는데, 50년 만기가 굉장히 역할을 했다고 파악했다"며 "보험상품은 복잡해 금융위 승인이 있는데 은행 상품은 원칙적으로 그런 절차가 없다. 사전에 협의를 하지 않았다. 묵시적으로 합의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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