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면]2034년 월드컵은 이미 정해진 건가...사우디는 레드카펫에 올라탔다

오광춘 기자 2023. 10. 1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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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2034년 월드컵으로 가는 레드카펫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건 사우디아라비아를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2022 월드컵, 메시의 시작은 침울했죠.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2034년 월드컵은 어디로...사우디가 맨 앞에 있다?


2026년 월드컵은 미국이 주축이 돼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열리죠. 그다음 2030년 월드컵 개최지는 최근 결정됐습니다.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가 주 무대, 그리고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가 월드컵 역사 100주년을 기념해 개막전을 비롯 3경기를 치릅니다.
더불어 2034년 월드컵의 개최 지역도 좁혀졌습니다. FIFA는 대륙별 순환 개최를 내세워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국가에 개최권을 할당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발표가 있자마자 몇 시간 뒤 사우디아라비아는 개최권 입찰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호주 역시 개최를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분명한 카드는 내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이 끝나고 메시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가렸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2022

호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개최 논의


2034년 월드컵은 사우디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월드컵 유치 신청을 위한 선제조건을 한번 볼까요. FIFA는 48개국이 참가하는 월드컵을 위해선 4만명 이상의 구장이 14개. 6만~8만명 이상의 구장이 1개 필요하고 최소 4개의 기존 구장이 있어야 한다고 고지했습니다. 사우디는 2027년 아시안컵을 준비하며 이미 4개 구장(착공 들어간 1개 구장 포함)이 구비돼 있습니다. 이 안은 기존 구장이 7개 준비돼 있어야 하는 애초의 조건을 상당히 유예한 내용입니다. 이런 전제조건이 갖춰져야 10월 31일까지 유치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데드라인까지는 앞으로 20일 정도 남았네요. 호주는 뉴질랜드와 공동 개최를 모색하더라도 이 조건에 부합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묶어 호주와 공동 개최를 타진하고 나섰습니다.
2022 월드컵 개막식, 인판티노 FIFA 회장 옆엔 사우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앉았습니다. (사진=EPA연합뉴스)

UEFA, EPL 수익이 부러운 FIFA...월드컵은 기회의 장


국제축구연맹(FIFA)의 시각에서 들여다볼까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남자 월드컵은 FIFA 수입원의 80% 이상을 구현해내는 무대입니다. 4년 주기의 월드컵을 기다리는 FIFA 입장에선 유럽축구연맹(UEFA),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비해 수익 창출 구조는 미미합니다.
2034년 월드컵은 아시아, 오세아니아 대륙에서 열립니다. 사우디가 가장 먼저 개최 신청을 했습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FIFA 입장에선 '사우디는 반가운 파트너'


영국 언론 '텔레그라프'는 FIFA의 조급함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챔피언스리그와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네이션스 리그를 주관하는 UEFA가 4년 주기로 만들어낸 수익은 170억 파운드(28조원)에 달한다. EPL은 3년 주기로 100억 파운드(16조 4600억원)의 중계수입을 얻는다. FIFA는 2026년 월드컵을 통해 90억 파운드(14조 8100억원)를 기대한다.'
지금껏 그래왔듯, FIFA 입장에선 돈 많은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축구, 그리고 월드컵에 '다걸기'를 하는 사우디의 출현이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2018년 월드컵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이때도 인판티노 FIFA 회장 옆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함께 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사우디의 패러다임 전환..."월드컵이 필요해"


그렇다면 사우디는 어떨까요. 2022년 월드컵을 통해 축구의 힘을 재확인했죠.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꺾은 것만으로 대내적, 대외적인 이미지가 개선됐다고 판단합니다. 이후 호날두를 시작으로 벤제마, 네이마르까지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쏟아부은 돈은 어마어마하죠. 지난여름 선수 이적 비용으로 쏟아낸 돈은 7억 유로(9945억원)가 넘어 프리미어리그 다음으로 높습니다. 사우디 밖에선 사우디 내부의 인권 탄압 이미지를 스포츠, 특히 축구를 통해 세탁하려는 의도로 해석하죠.
2022년 월드컵은 메시의 환호로 끝이 났습니다. 아르헨티나가 우승했으니까요. (사진=AP연합뉴스)

FIFA와 사우디, 그들만의 동행 실현될까


FIFA도, 사우디도 서로의 이익을 위한 랑데부가 필요하고 그 무대는 월드컵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인판티노 FIFA 회장이 나란히 앉아있던 장면이 스쳐 갑니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이런 해석을 내놓습니다.
" FIFA는 축구와 돈의 아름다운 결탁을 꾀하고 그를 통한 권력의 확대를 노린다. 사우디와 동맹은 매우 유용하다. "
이 사진 기억하나요. 사우디가 2022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자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측근들과 함께 환호했습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70개국이 사우디 지지"...2034년 월드컵 개최지는?


2034년 월드컵 개최지는 내년 7월 21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FIFA 총회에서 결정합니다. 사우디는 개최권 입찰을 표명하면서 이미 70개국이 지지를 끌어모았다고 선언했습니다. 정말 게임은 끝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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