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큰장 선다…AWS, 7.8조 한국투자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2023. 10. 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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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데이터센터 등 확충
2018~2022년 투자액의 3배
"韓, 클라우드 전환율 낮고
AI 부상에 수요 급증 기대"
압도적 1위 강화 전략에
후발 국내업체 바짝 긴장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을 포함해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에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7조8500억원(약 58억8000만달러)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AWS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투자해온 금액(약 2조73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AWS는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폭증하고 있는 한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앞다퉈 자체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고 있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내 다양한 산업군의 디지털 전환과 서비스 확장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함기호 AWS코리아 대표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WS 인더스트리 위크 2023'의 오프닝 기조연설에서 "한국이 글로벌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AWS 서울 리전(region)의 데이터 공급망 구축과 운영을 위해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7조8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WS가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한국의 클라우드 시장이 가파른 성장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김영훈 AWS코리아 정책협력실장은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망이 잘 갖춰져 있지만 컴퓨팅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최하위 수준으로 성장 여지가 매우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IDC)코리아는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이 2023년 2조7027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8.8% 성장해 2027년 3조8473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AWS는 이번 투자를 통해 건물, 통신망을 포함한 모든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데이터센터도 건립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 리전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여러 개를 묶은 가용영역(AZ) 4개를 아우르고 있는데 그동안은 모두 임차를 통해 데이터센터를 운영해왔다. AWS가 AZ를 4개 이상 운영하는 리전은 서울을 포함해 미국의 버지니아 북부와 오리건, 일본 도쿄 등 4곳뿐이다. 클라우드 업계 안팎에서는 AWS의 자체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곳으로 인천, 세종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AWS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검토 단계로 상세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AWS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세울 것이란 전망은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국내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20년 부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개소했고 국내 주요 클라우드 업체 3사인 네이버클라우드와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도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다음달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 개소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 역시 지난달 26일 경기도 안산에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준공한 바 있다. 자체 데이터센터는 건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시스템 운영에 최적화하는 만큼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안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클라우드 보안인증제(CSAP)'에 등급제를 도입해 민간 클라우드 이용이 제한됐던 공공 영역을 개방하기 시작한 것도 이번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공공 부문 클라우드 사업 규모는 매년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1조2320억원까지 늘었다.

AWS는 이번 투자가 2027년까지 한국 국내총생산(GDP)에 약 15조600억원(약 112억8000만달러)을 기여하고 직간접적으로 약 5만개(연평균 1만23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국내 시장의 62.1%(공정거래위원회·2021년 기준)를 장악하고 있는 AWS의 대규모 투자에 국내 클라우드 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1위 업체의 독식으로 국내 업체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다만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한국어에 특화된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워 국내 기업의 세분화된 수요를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T클라우드도 지난해 착공에 들어간 가산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비롯해 향후 3~5년간 100㎿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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