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금연법' 도입했더니… 65세 이상 심장질환 대폭 줄었다

박건희 기자 2023. 10. 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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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정부가 야외 공간 및 거주지에서의 흡연을 금지하는 '야외금연법'을 시행한 후 65세 이상 심장질환 환자가 2만 명 가까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싱가포르 국립보건원 연구팀은 싱가포르 정부가 야외금연법을 도입하기 전인 2010년부터 2013년 야외금연법이 시행된 6년 후인 2019년까지의 심근경색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특히 노인·남성층의 심장질환 환자 수가 대폭 감소했다고 10일(현지시간) 학술지 'BMJ 글로벌 헬스'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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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제공

싱가포르 정부가 야외 공간 및 거주지에서의 흡연을 금지하는 '야외금연법'을 시행한 후 65세 이상 심장질환 환자가 2만 명 가까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싱가포르 국립보건원 연구팀은 싱가포르 정부가 야외금연법을 도입하기 전인 2010년부터 2013년 야외금연법이 시행된 6년 후인 2019년까지의 심근경색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특히 노인·남성층의 심장질환 환자 수가 대폭 감소했다고 10일(현지시간) 학술지 'BMJ 글로벌 헬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직접적으로 흡연하지 않더라도 간접흡연에 노출되어 사망에 이르는 환자 수만 전 세계으로 연간 130만 명에 이른다. 사망원인의 대부분은 심장 질환이었다. 연구팀은 여러 국가에서 금연법을 실시하곤 있으나 대개 실내 흡연 금지에 국한되어 있으며 주택단지나 옥외 공간에 대한 규제는 미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2013년 금연법을 야외 공간까지 확장했다. 주거 지구의 공동 이용 공간, 연결로, 육교, 버스정류장으로부터 5m 내외의 실외 공간 등에서의 흡연이 법으로 금지됐다. 이어 2016년엔 싱가포르 내 모든 공원에서의 흡연을 금지했다. 2017년엔 모든 교육기관, 버스, 택시에서 금연하도록 조치했다.

연구팀이 2010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등록된 싱가포르의 심근경색 환자에 대한 월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심장마비 총 13만 3868건이 보고됐다. 그중 87만 763건이 남성에게서, 80만 697건이 65세 이상의 장노년층에서 발생했다. 야외금연법 도입 이전 65세 이상 인구의 심장마비 발병률은 65세 미만 인구의 약 10배였다. 남성의 심장마비 발병률은 여성의 2배에 이르렀다.

야외금연법 도입 전 심장마비 발병 건수는 매달 인구 백만 명 당 0.9건씩 증가하다가 도입 후 백만 건 당 0.6건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연구팀은 금연법이 제정되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매달 2097명 더 많은 심장마비 환자가 생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65세 이상 인구의 심장마비 발병률 감소세와 65세 미만 인구의 발병률 감소세를 비교하자 특히 65세 이상 인구에서 큰 효과가 드러났다. 65세 미만 인구에선 발병 건수가 6년 간 40만 건 줄었지만 65세 이상 인구에선 590만 명이 줄어 약 15배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65세 이상 인구에서 야외금연법 시행을 통해 총 19만 591명의 심장질환 발병을 막았다고 분석했다.

야외금연법 시행 3년 후인 2016년 금연법이 또 한번 개정된 이후엔 월간 심장마비 발병률의 하락과 금연법 사이에 큰 연관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싱가포르 인구의 고령화와 의료시설에서 도입한 새로운 혈액 검사 기술이 그 이유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담배 소매가의 변화, 기상 및 대기질 변화 데이터 등 담배 외 심장질환 요인이 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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