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에 폭락한 페소…아르헨티나 10번째 국가부도 맞나
‘페소화 퇴출’ 발언 후폭풍…환율 치솟아
아르헨티나에서 10일(현지시간) 페소화 대비 달러 환율이 1010페소까지 치솟았다. 강력 대선 후보의 ‘페소화 퇴출’ 발언 후폭풍 이어지며 외환시장의 혼란 또한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비공식 환율 정보를 제공하는 ‘블루달러닷넷’에 따르면 이날 아르헨티나 페소화 대비 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5.01페소 급등한 1010페소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에서 엄격하게 통제하는 공식 환율 365페소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블루달러’는 아르헨티나 암시장에서 사고 파는 현금 달러를 의미한다. 아르헨티나 국영 텔레비전을 비롯한 각종 언론에서 매일 그 추이를 보도할 정도로 아르헨티나 외환 시장을 살피는 단서로 활용된다.
이같은 급격한 페소화 가치 하락은 “아르헨티나 페소를 미국 달러로 대체하겠다”며 달러화 도입을 공언한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전진장 대선 후보의 최근 발언에서 촉발했다.
그는 지난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페소는 거름으로도 쓰지 못할 쓰레기다”라며 시민들에게 달러 비축을 권유하는 취지의 언급을 이어갔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페소화를 폐기하고 달러화로 아르헨티나 경제를 운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과 외신들은 밀레이의 이러한 발언이 환율 시장의 불안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해당 발언 이후 9일 비공식 환율에서 페소화 가치는 7% 가량 떨어진데 이어 이날 다시 10% 가량 떨어지며 추락 속도를 높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폐소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급진적 우파 경제학자 하비에르 밀레이가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커지자,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가치가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급진적 우파 경제학자 출신인 밀레이는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브라질과 함께 남미 거대 경제 대국인 아르헨티나는 코로나 이후 경제 불황이 최고조에 달하며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124%에 이르고 빈곤층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국가 경제가 파탄 난 상황이다. 여기에 페소화 가치 급락까지 겹치며 지난 2020년 이후 또 다시 국가부도를 맞게 되는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이 연간 13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초 아르헨티나가 연 물가상승률이 5000%에 달하던 초인플레이션을 벗어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임기 4년의 차기 대통령을 뽑는 아르헨티나 대선(1차 투표)은 오는 22일 치러진다.
극심한 경제 불안으로 여당뿐만 아니라 기존 유력 야당 심판론까지 끓어오른 가운데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밀레이 후보가 유리한 상황으로 관측되고 있다. 밀레이는 지난 8월 치러진 예비선거에서 30%가 넘는 득표율로 깜짝 1위에 올랐다.
이번 1차 투표에서 승패가 가려지지 않으면 지지율 1,2위 후보가 11월 19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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