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피령` 이스라엘, 가자진입 임박… 바이든 "軍자산 추가투입"

강현철 2023. 10. 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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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인근 주민에 대피준비 지시
이 "하마스, 민간인 대학살"주장
美, 블링컨 국무장관 현지 급파
단기체류 韓국민 192명 무사귀국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보복 폭격으로 첨탑만 앙상하게 남겨진 가자 지구 건물 뒤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이 계속되면서 가자 지구는 곳곳이 폐허로 변하고 있다. (가자지구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진입이 임박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교전 나흘째인 10일(현지시간) 총공격을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인근 자국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날 밤 이스라엘이 가자 인근 지역 자국민들에게 대피를 준비하고 72시간 동안 필요한 음식과 물, 다른 물자를 충분히 마련하라고 알렸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를 두고 가자 지구로의 지상 작전이 임박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전쟁 사망자 2100명 넘어…가자 지구 지상작전 임박

지난 7일 새벽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사망자 수는 21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군이 양측의 사상자 집계와 별개로 하마스 무장대원 시신 1500구를 발견했다고 밝힌 데 이어, 가자 지구를 전면 봉쇄한 가운데 공습을 지속하고 있어 희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가 양측 간 중재 노력에 나섰지만, 모두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금까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건국 이후 75년 만에 최대 사망자 규모로 이 가운데 123명이 군 장병이다. 부상자는 28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로의 지상 작전에 앞서 30만명의 예비역을 소집하고 있다면서 가자 지구에 대한 공습도 강화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의 경계를 따라 뻗어있는 이스라엘의 232번 고속도로가 양측의 새로운 전선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0일 오전 이 도로를 둘러싼 지역에서는 공습과 대포 소리가 들리고 이스라엘 탱크가 지나갔으며 군용 헬리콥터가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도로 주변에는 하마스 전투원으로 보이는 이들의 시신과 포격에 타고 부서진 차들이 버려져 있는 등 격렬한 전투의 흔적을 드러냈다.

◇하마스의 대학살극…영유아 40명 시신 발견, 참수된 아기도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 집단농장 곳곳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영유아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고, 일부는 참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크파르 아자 키부츠(집단농장)에서는 아기를 포함해 온 가족이 침실 등 집 안에서 총에 맞아 몰살된 사례가 군 수색 과정에서 잇따라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아기 시신만 40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어린이는 참수됐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AFP 통신에 따르면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100명 이상의 민간인이 하마스에 학살됐다고 이스라엘군은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39년간 복무하면서 이런 것은 본 적이 없다"면서 "이것은 우리 부모 세대는 물론 우리 조상들이 유럽에서 포그롬(제정 러시아의 유대인 등 학살에서 유래한 말로 대학살을 의미)과 홀로코스트에서 겪었던 것과도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 지구 인근 남부 베에리 키부츠에서도 전날에만 100구 이상의 시신이 발견됐다. ◇둘로 갈라진 지구촌

세계는 민간인들을 무차별 공격해 살해하고 인질로 잡은 건 테러 행위라며 하마스를 비난하는 쪽과, 팔레스타인을 핍박해온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쪽으로 갈라졌다. 10일 미국 뉴욕에 있는 이스라엘 영사관 인근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각각 지지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팔레스타인 지지자 수백명은 '뉴욕은 가자지구와 함께 합니다' 등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미국 정부에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요구했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자인 모하마드 자라(33)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은 슬픈 일이라면서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을 문제 삼았다. 그는 과거 팔레스타인 땅에 있던 가족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강제로 이주당했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이 원하는 것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이스라엘 시위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을 겨냥해 "테러리스트"라고 외쳤으며 이에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로 응수했다. 아랍어 문구인 '알라후 아크바르'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조직원들이 테러 때 외치는 구호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에 가족이 있다는 아리엘라 카멜(27)은 눈물을 흘리며 "납치됐거나 살해당한 사람이 내 가족일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가족을 잃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이스라엘 위해 군사자산 추가 투입 준비"…블링컨 국무 급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스라엘에 "탄약과 아이언돔(이스라엘의 대공 방어 체계)을 보충할 요격 무기들을 포함한 추가적 군사지원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미 해군의 제럴드포드 항공모함 전단을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로 이동 배치하고, 중동지역 전투기 전투 배치를 강화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그에 더한 후속 지원이 있을 것임을 천명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급파, 향후 대응 관련 조율에 나서기로 했다. 또 이란의 가세에 의한 '중동전쟁'으로의 확전 등 다양한 시나리오별 비상대응 계획 수립에도 착수했다.

◇이스라엘 단기체류 국민 192명 귀국

11일 오전 한국인 체류객을 태운 국적기가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한국인 192명이 탑승한 텔아비브발 인천행 귀국편(KE958)은 현지 시간 10일 오후 1시 45분(한국시간 오후 7시 45분) 이스라엘에서 출발해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6시 8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장은 이른 시간부터 가족을 마중 나온 가족·친지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초조하게 항공편 도착 시간이 적힌 공항 전광판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하면 휴대전화로 관련 뉴스를 찾아보며 입국을 기다렸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갔던 아내를 마중 왔다는 조현천(34)씨는 "비행기를 탔다고 해도 혹시 중간에 포격 등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아내가 전투기가 떠다니고 전차가 지나다니는 현지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이날 입국한 190여명 외에도 남은 단기 체류자들에 대해 항공편과 육로를 통해 출국을 안내하고 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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