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속도로 휴게시설 업체, 계약해지 당하고도 ‘꼼수 운영’으로 2960억 매출

불복소송 기간 꼼수 운영, 한화호텔(2239억 원)·영풍(377억 원) 등 매출 올려
서비스 최하위 등급, 민원 빈번…“휴게소 이용 국민들이 피해”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연합뉴스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 업체 4곳이 최하점의 서비스 등급 등으로 계약해지를 당하고도 불복소송으로 버티는 꼼수운영을 통해 최근 5년간 29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업체들은 소송기간 동안 운영하는 사이에도 최하위 등급의 서비스 평가를 받는 등 이용객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휴게시설 운영서비스 평가에 따라 계약해지된 50곳(휴게소 24개소·주유소 26개소) 중 한화호텔, 서희건설, 영풍, 모음 등 4곳이 운영하는 휴게시설 총 20곳(휴게소 10개소·주유소 20개소)에서 6건의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 4건은 도로공사가 승소 혹은 일부 승소했고, 2건은 소송 중인 상황이다. 업체들이 소송을 진행하는 사이에도 영업은 계속됐고, 8월 말 기준 한화호텔(2239억 원), 영풍(377억 원), 모음(191억 원), 서희건설(152억 원) 등의 매출을 올렸다.

한화호텔의 경우 2018년 운영서비스평가 결과에 따라 휴게시설 7개소(휴게소 4개소·주유소 3개소)가 2019년 12월 31일까지 반납이 완료되어야 했다. 그러나 한화호텔은 명도요청일 하루 전인 2019년 12월 30일 운영서비스평가 결과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하였고, 2심까지 모두 패소 후 오는 10월 31일까지 운영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7개소가 2018년 운영서비스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았다 하더라도 재계약 기간은 5년(60개월)이었으나 계약해지를 당하고도 소송제도를 악용해 3년 10개월(46개월)의 기간 동안 영업을 해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풍은 2020년 11월 26일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고, 지난해 6월 제기한 소송은 1심 진행 중이다. 2019년 운영서비스 평가결과에 따른 계약해지로 인해 입찰참가제한 업체가 되었으나, 2020년 12월 임차인 지위보전 가처분 인용결정을 근거로 본안소송 1심 판결 선고일인 2022년 4월까지 임차인 지위를 임시 인정받아 다른 휴게시설 운영권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소송 시설들이 운영기간동안 운영서비스평가에서 대부분 최하위 등급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기간 휴게시설 시설투자 비율 역시 타 휴게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강대식 의원은 "일부 휴게시설 운영업체들의 소송남발로 인해 한국도로공사 운영서비스 평가제도 자체가 무력화되고 있다"며 "이로인한 피해는 휴게소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불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재발방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