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에 노벨상을 빼앗길 날 온다면
챗GPT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 인공지능(AI)은 의사면허시험, 로스쿨, 경영전문대학원(MBA) 시험에 아주 보란 듯이 손쉽게 통과했다. 소름 끼칠 정도로 스마트한 인공지능의 진면목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사업 구상을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 제시 시합'에서 챗GPT4가 사람을 거뜬히 따돌렸다. 평가단 심사를 거친 혁신적인 아이디어 40개 가운데 35개는 인공지능이, 나머지 5개는 사람(와튼스쿨 MBA 학생들)이 제안한 것이었으니 35 대 5로 인공지능의 압도적인 승리다. 이는 창의성과 관련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대목이다. 이러다가 세계적 과학자와 석학이 끊임없이 규명하고자 하는 블랙홀을 인공지능이 완전히 밝히고, 그 공로로 인공지능이 노벨상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서 열린 미술 전시전에서 인공지능이 생성한 그림인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1위에 올라 예술계가 발칵 뒤집혔다. 또 지난 7월 제네바에서는 세계 최초로 기자들이 인공지능 로봇에 질문하는 기자회견이 열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일본에서 진행된 한 장례식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로봇을 위해 거행되기도 했다.
기업 현장으로 가보자. 인공지능은 산업 전반을 강타하며 기업의 연구개발, 생산, 제조, 마케팅, 고객 서비스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업무 효율성, 생산성, 더 나아가 효과성을 극대화하며 파괴적 혁신의 트랜스포머(Transformer)로 급부상했다. 또 중국 기업은 인공지능 로봇 '탕위'를 최고경영자(CEO)에 임명하며 세계 최초로 AI CEO를 탄생시켰다. 필자는 올해 세계적인 석학, 지도자가 모인 제24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인공지능이 CEO를 대체하는 날'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머지않아 타임(TIME) 매거진 표지에 인공지능 CEO가 '베스트 CEO'로 선정되는 날을 맞는다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들 것 같은가?
AI로 과거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1인 유니콘'(시가총액 1조원 기업)을 예고하기도 하며, 그림 그리기에 재주가 없어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작가가 될 수 있는 초거대 능력을 갖춘 '초슈퍼 개인'이 될 수 있는 세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물론 인공지능은 저작권, 할루시네이션(거짓 답변), 윤리, 편향성 등 해결해가야 할,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이슈가 엄연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인간은 점점 기계화되고 기계는 점차 인간화되면서 기계와 인간의 변별이 모호해지는 가운데, 인류는 인공지능 혁명 시대에 '인간 존재 그리고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 본질적인 화두에 직면하게 되었다. '인간 중심주의적인 휴머니즘(Humanism)'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인류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공생하는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이라는 대격변기를 맞으며 '신(新)인류'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 이러한 신인류는 앞서 언급한 초거대 능력을 지닌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로서 인공지능 로봇인 '로보사피엔스(Robo Sapiens)'와 공존하며 또 다른 번영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 서둘러 미리미리 신인류의 옷을 입자.
[홍대순 광운대 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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