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 여론조작' 의혹 수사 검찰, 민주당 소속 정책연구원 압수수색

'대선 전 여론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관련 허위 보도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정책연구위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11일 진행 중이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민주당 국회정책연구위원 김모씨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김씨는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씨가 윤 대통령에 대한 허위보도 생산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언론사 '리포액트'에서 대선 직전인 지난해 3월1일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한 왜곡 기사가 보도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최재경 "윤석열이 '조우형(대장동 브로커)이 김양(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의 심부름꾼이라고' 하더라"라는 제목의 기사 내용이 허위라고 의심한다.

리포액트는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현 변호사)과 부산저축은행 관계자의 녹취를 확보했다면서, 이를 근거로 윤석열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과정에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알고 있었으며, 사건을 무마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해당 언론사는 기사에 '(조우형의 사촌형)이철수-최재경' 녹취록을 구했다며 그 내용을 풀어썼다. 이철수씨가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 조우형이 김 회장의 심부름꾼이었다"고 말하자 최재경 변호사가 "윤석열이 그런 말 했다"고 답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들은 이씨가 "윤석열이 그런 말 했냐. 조우형이 박영수 변호사를 쓴 건 신의 한 수였다"라고 말한 것으로 적혀있다.

다만 검찰은 해당 녹취록이 완전히 조작됐다고 본다. 최 변호사와 이씨 실제 대화가 담겨 있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의 대사가 최 변호사가 한 말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현재 녹취록 제작자, 제작 과정, 리포액트가 입수한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실 최모 보좌관, 김씨 등이 이 과정에 관여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수사팀은 이날 오전 리포액트 발행인 허재현씨와 최 보좌관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들도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받는다.

허씨는 이날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녹취록 입수 경위'를 묻는 기자 질문에 "취재원 보호상 (경위를) 밝힐 수 없다"며 "제 모든 기자로서 명예와 양심을 걸고 누군가와 이름을 바꿔치기하자고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조준영 기자 ch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