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단풍 떨어지는데"…대전 가을철 산악사고 안전대책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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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단풍도 떨어질텐데 방심하다간 우리가 낙사하겠어요."
가을 등산철이 다가오면서 산악사고 예방 대책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을철(9-10월) 산악사고 구조건수는 3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26건) 보다 19.2% 늘었다.
곳곳의 간이구조구급함과 산악위치표지판은 소방본부가 봄철과 가을철로 나눠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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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안전시설 점검 민원 들어와야 출동, 구역별 담당 주체도 달라
市 "12월까지 등산로 정비 사업"·"관리 주체간 선제적 합동 점검 필요"
"곧 단풍도 떨어질텐데… 방심하다간 우리가 낙사하겠어요."
11일 오전 9시쯤 찾은 대전 계족산. 가파른 경사를 타고 흐르는 냇물 옆에 돌계단이 위험천만해 보였다.
손잡이가 없는 탓에 등산객들은 앞 사람의 옷자락을 잡고 아슬아슬한 발걸음을 옮겼다. 돌계단은 아래로 꺼지거나, 끊긴 부분이 많아 넘어질 우려가 컸다.
가을 등산철이 다가오면서 산악사고 예방 대책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선제적 예방이 아닌 민원 접수 우선인 사후약방문식 대응에 혼재돼 있는 책임 주체 등 효율적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을철(9-10월) 산악사고 구조건수는 3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26건) 보다 19.2% 늘었다. 지난달에만 15건의 구조가 이뤄졌다.
지난해엔 여름철(6-7월) 27건과 비교했을 때 14.8%, 2021년(21건)도 23.8% 각각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 가을을 맞이한 등산객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이날 계족산을 찾은 등산객들은 내리막길 등산로에 박혀있는 돌에 넘어질 뻔 했다며, 지팡이로 바닥을 짚으며 피해 다니기도 했다.
대부분의 계단에 손잡이가 없어 중심을 잃는 경우다 허다했다.
계단을 오르던 용모(66) 씨는 "손잡이 설치 확대와 계단 보수는 민원으로도 많이 넣은 상황"이라며 "등산객 절반이 노인인데, 무릎 관절 때문에 오르지 못하고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현재 대전 일대의 산은 산지가 걸쳐있는 자치구, 대전시, 소방본부의 관리를 받고 있다.
봄철부터 기간제 근로자가 현장에 출동하는 상시 점검은 접수된 민원 내용에 따라 처리된다. 민원이 발생하고 나서야 조치하는 사후처방의 태도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구역별로 책임 주체가 섞여 있다 보니 민원 처리마저도 제때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곳곳의 간이구조구급함과 산악위치표지판은 소방본부가 봄철과 가을철로 나눠 점검하고 있다. 등산로와 계단 등은 구역에 따라 해당 자치구와 대전시의 관리를 받고 있다.
대덕구청 관계자는 "구역마다 책임 담당이 나눠져 있어 일반 시민들은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모르고 민원을 넣는 경우가 많다"며 "계단, 노면 등 문제는 소방본부가 담당 자치구로 넘기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5개 자치구는 잇단 민원에 따라 지난 6월부터 12월까지 등산로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마저도 지난해 접수된 민원을 토대로 진행되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선제적인 정기 점검과, 합동점검이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세진 우송대학교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안전대책은 반드시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잇단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시기엔 관리주체간의 합동점검을 통한 점검도 필요하다"며 "날이 풀려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섬세하게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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