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20억 있다”며 투자하라던 친구, 실제 잔액은 고작 ‘5원’

비트코인. /로이터 연합뉴스

비트코인 투자로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친구들로부터 억대 돈을 가로챈 3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조희영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A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친구 B씨 등 2명에게 각각 3억4000만원과 4억9000만원, 지인 C씨에게 8억2000만원 등 총 17억원가량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에 120억원어치 물량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처럼 자료를 위조했다. 그리고는 이를 피해자들에게 보여준 뒤 투자를 적극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검찰이 법원으로부터 해당 거래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A씨 계좌를 들여다본 결과, 비트코인 관련 잔액은 고작 5원에 불과했다.

그는 또 수사 기관 조사에서조차 위조 자료를 제시하며 “실제 계좌에 120억원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한다. A씨는 B씨 등 피해자 3명으로부터 받은 돈 대부분을 ‘돌려막기’에 사용했다. 다른 투자자들에게 진 채무를 변제하는 데 쓴 것이다.

앞서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송치했으나 검찰은 거래소 압수수색 결과 등을 토대로 그를 직접 구속했다. 검찰 측은 “담당 검사가 거래소 관계자와 여러 차례 연락하며 수사에 협조를 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건을 처리했다”며 “A씨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