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네 달 연속 흑자... "연간 전망치 달성할 듯"
무역수지·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
한은 "9월 흑자 규모 더 늘 것"
경상수지가 네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외부 정세가 급변하고 있지만, 수출 개선세가 지속되며 연간 전망치(270억 달러 흑자)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한국은행은 보고 있다.
11일 한은은 8월 경상수지가 48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잠정치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로 들어온 돈이 나간 돈보다 그만큼 더 많았다는 뜻이다. 흑자폭도 전월 대비 11억 달러 가까이 늘었다.
상품수지 흑자 1년 5개월 만 최대
상품수지(수출-수입) 개선세가 특히 돋보였다. 8월 50억6,000만 달러 흑자1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3월(55억7,000만 달러) 이후 폭이 가장 크다. 수출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적자폭이 7월 14.6%에서 6.5%로 축소됐다. △반도체 수출 개선세와 더불어 △신형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 수출이 증가했고 △2년 전 수주가 급증했던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이 인도돼 수출 통계에 잡히기 시작해서다.
수입의 전년 동월 대비 적자폭은 전월과 비슷한 21%로 나타났다. 수입액이 더 크게 하락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이동원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지난해 7, 8월 가격 급등에 대비해 원유 비축 물량을 크게 확대했다. 이에 대한 역기저효과2로 올해 7, 8월에 원유 수입 감소가 컸다"고 밝혔다. "불황형 흑자" 지적에 대한 보충설명인 셈이다.
서비스수지 적자폭(16억 달러)이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9억 달러 이상 줄어든 것도 경상수지에 도움이 됐다. 이 부장은 "출국자 수는 7월 대비 줄어든 반면, 중국·일본·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이 유입됐다"고 부연했다.
올 초 주요 수입원이었던 본원소득수지는 흑자폭(14억7,000만 달러)을 14억 달러 이상 줄였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가 보내오는 수입(배당소득)이 줄어든 데다, 해외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분기 배당금이 전기·전자 및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분기 배당금은 통상 5, 8, 12월에 지급된다.
"9월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될 것"
한은은 연말까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전쟁이 발발했지만 수입가격에 영향을 주는 원유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은 아직 낮은 데다, 설사 원유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최근 반도체 수출 호재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별도 허가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제 적용을 무기한 유예했다.
"9월 경상수지는 8월보다 흑자폭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이 부장은 "통관 기준 9월 무역수지가 잘 나와서 상품수지가 늘 것 같다. 또 출국자 수는 주춤한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00917340003856)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00108350005398)
전문가들도 경상수지가 구조적 흑자로 돌아섰다고 본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해외 자산으로부터 이자 배당 소득이 꾸준히 들어오는 데다, 10월부터는 반도체와 중국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외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을 계속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전쟁 양상에 따른 유가 추이, 반도체 수출을 뒷받침할 중국 측 수요,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변수"라고 설명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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