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유인촌은 임명장 받았는데…김행에 고민 깊은 대통령실

신지혜 2023. 10. 1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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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11일)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습니다.

그러나 세간의 관심은, 국회 인사청문회 파행 사태 속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게 쏠렸습니다.

■임명 강행 관측 나왔었지만…대통령실 "지켜본다"

대통령실은 김행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여러 관계자는 어제(10일)와 같이 오늘도, "국회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고 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만 했습니다.

여야 공방 도중 후보자가 자리를 떠나면서 파행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종료된 것으로 본다면, 대통령실은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습니다.

5일 하루로 합의했던 인사청문회가 민주당 단독으로 하루 연장됐지만, 여기에 김 후보자가 출석하지 않았고, 이후 추가 일정이 의결되지 않았기에 청문회는 사실상 끝났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청문회 종료 후 사흘 이내)이 지났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국회에 청문보고서를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장관 임명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된 장관급은, 오늘 임명장을 받은 신원식 국방장관을 포함해 이미 18명입니다.

하지만, 국회 인사청문회가 아직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인사청문회가 종료된 것으로 보나, 종료되지 않은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에도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대통령실의 침묵을, 김 후보자 임명을 회의적으로 바라본다는 신호로도 해석하기도 합니다.

■고민 길어지는 대통령실…자진사퇴·지명철회 가능성은?

대통령실의 고민이 길어지자, 김 후보자가 낙마할 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윤 대통령이 장관 지명을 철회, 즉 취소할 가능성입니다.

다만,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명 철회에 대해 "그건 아니"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 경우 대통령이 져야 할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장관급 후보자 지명을 거둬들인 적은 없습니다. 올해 2월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으로 임명 하루 만에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는 1급 공무원 직위로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됐습니다.

장관 후보자 철회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번복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어, 인사 논란의 타격을 대통령이 받게 됩니다.

다른 선택지는 후보자의 자진 사퇴입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어제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하나의 길일 수 있다"며 김 후보자의 사퇴 가능성을 공개 거론하는 등,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중에서도 사퇴를 언급하는 인사가 늘고 있습니다.

현 정부에서도 지난해 5월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를 시작으로,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과, 뒤이어 지명된 김승희 전 의원도 본인과 자녀 특혜 의혹 앞에 줄줄이 낙마했습니다.

청문회가 파행한 이후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설립한 회사인 '소셜뉴스' 주식 백지신탁과 편법증여 논란 등을 제기하며 김 후보자 사퇴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제발 고발해달라"는 김행…연이틀 의혹 반박

그러나 김행 후보자는 연이틀 민주당 의혹 제기를 반박하며, 자격 논란으로 사퇴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5일 청문회장에서 퇴장한 이후 침묵했던 김 후보자는 어제(10일)에 이어 오늘도 여성가족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공개 검증에 당당하게 임하겠다. 민주당의 고발에도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민주당의 의혹 제기가 "저에 대한 악마화"라며 "결코 부끄럽지 않게 회사 운영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셜뉴스' 최대 주주가 김행 후보자 딸"이라며, 김 후보자 딸이 보유한 주식 4억 원어치가 3년 만에 57억 원이 됐다고 지적한 데 대해선, 1천3백 자 분량으로 해명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제 딸이 회사 가치가 올라갈 줄 알고 전세자금으로 주식을 샀다면, 제 딸은 평범한 회사원이 아니라 점쟁이"라며 "부당한 재산은닉이나 상속은 결코 없었으며, 전세 보증금 반환으로 정상적인 주식 거래를 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에 "이 부분도 고발해주시길 제발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제발 고발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8월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권인숙 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이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관련 현안질의에 출석하지 않은 김현숙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을 찾으러 국회를 돌아다니고 있다. 당시 김 장관은 여당의 출석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국회 모처에서 대기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당일 회의는 파행했다.


■여성가족부, 폐지될 때까지 장관 비워두나?

일부에서는 여성가족부 장관을 공석으로 두는 상황도 거론됩니다.

당초 대통령실은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으로 김현숙 장관을 교체하며 여성가족부를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여성가족부가 청소년과 가족 정책 등을 아직 맡고 있고, 폐지를 공약했다고 해서 장관 자리를 비워두는 건 무책임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 후보자 논란이 수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고, 이른바 '김행랑' 등의 논란이 정권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면, 이 같은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어제(10일) BBS 라디오에서 "여가부는 폐지할 부처이기에 장관 임명을 안 하겠다는 입장이 맞다"며 "좀 늦긴 했지만,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앞으로도 (임명을) 안 하고 총선에서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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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기자 (ne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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