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학폭' 정순신 청문회 방불케 한 교육위 국정감사

[국감현장] 정 변호사 증인 출석…피해 학생·가족에 재차 사과
야 "이동관과 본질적으로 같아…윤 정부 학폭 인식 어이없어"

(서울=뉴스1) 김경민 서한샘 남해인 기자 =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사과 드리고 이런 일을 야기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도 송구합니다."(정순신 변호사)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는 '정순신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야당은 아들 학교폭력으로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증언대에 세워 강하게 질타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변호사를 향해 "아들 학폭과 관련해 국민들이 공분했고 여전히 공분하고 있다"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정 변호사는 "국민적 눈높이에 못 맞춘 것에 있지 않나 짐작하고 있다"고만 했다.

강 의원은 "기득권과 법 전문성을 활용해서 아들의 입장을 방어하고 기득권을 지키려고 했던데 분노가 가장 컸다"며 "또 특권에 대한 반성도 없었고 이런 것들이 사회적으로 점점 고착화 되고 있어서 공분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순신 증인이나 이동관 방통위원장이랑 본질적으로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 변호사는 "피해 학생과 피해 학생 가족 분께 물론 합의는 됐고 용서는 받았지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며 사과했다.

같은 당 문정복 의원도 드라마 '더글로리'와 현실판 '더글로리'로 불렸던 유튜버 표예림씨의 극단적 선택을 언급하며 "학폭은 평생 고통"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국수본부장 지명 받았을 때 법무부 인사검증단에서 (아들) 정군에 대한 학폭 문제를 혹시 물어보거나 해명한 적 있냐"며 "당시 인사검증할 때 '내 아이가 이런 문제로 사회적 문제가 된 적 있다'고 말한 적 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학폭 인식 문제가 정말 어이없다"며 "정순신 사태가 당시 온 포털에 도배됐고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고 했다.

이어 "방통위원장 이동관 아들 문제는 정순신에 비하면 백배는 더 악질인데 그대로 임명했다"며 "이동관이 임명되고 나는 낙마인데 소회가 있냐"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그런 말씀 드릴 위치 아니다"라고만 말했다.

문 의원은 공식적인 사과를 재차 요구하자, 정 변호사는 또 "피해 학생과 가족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물의 야기해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정 변호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이 모두 사법연수원 27기라고 언급하며 "만약 아들 문제가 없었다면 27기가 사정기관 권력을 다 장악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 변호사는 지난 2월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지만, 아들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임명 하루 만에 사의를 표했다.

야당은 지난 3월 정 변호사를 불러 청문회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당시 정 변호사는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2017년 자립형사립고인 민사고 재학 시절 동급생에게 수개월간 언어폭력을 가한 사실이 인정돼 강제 전학 조치를 받았으나 징계 취소소송을 제기해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2019년 2월 민사고에서 반포고로 전학을 간 뒤 2020년 졸업 후 서울대에 진학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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