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에 빠진 젊은 세대 위해 담화문 검토할 것" 당뇨병학회가 밝혔다

정심교 기자 2023. 10. 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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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서 젊은 당뇨병 환자 급증세에 우려 한 목소리
당뇨병 원격 관리할 '스마트 케어코디네이터' 양상 계획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10일 오후 서울시내 거리에서 어린이들이 탕후루를 먹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12일 국정감사에 탕후루 프랜차이즈 운영업체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청소년의 건강권 문제를 질의한다. 2023.10.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탕후루 열풍에 단맛 강한 음식 먹방까지 최근 들어 극강의 단맛에 푹 빠진 젊은 층이 늘면서 혈당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대해 대한당뇨병학회가 11일 "대한비만학회·대한소아내분비학회 등 유관 단체와 공동으로 대국민 담화문을 만드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한국사회복지회관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추계 기자간담회'에서 이 학회 권혁상(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언론홍보이사는 "이미 젊은 세대의 당뇨병 환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10~20대 젊은 층이 탕후루 같은 단맛 음식을 많이 찾는다는 사실에 우려하고 있다"며 "물론 탕후루 가게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달려 있어 특정 음식을 언급하기에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이런 디저트는 당뇨병뿐 아니라 비만·충치 등에도 악영향을 끼치므로 유관 학회와 함께 대국민 담화문을 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젊은 당뇨인의 꿈 장학금 지원 내용 발표 화면. 학회는 젊은 층의 당뇨병 환자 급증세에 따라 오는 11월 세계 당뇨병의 날 기념행사에서 젊은 당뇨병 환자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며 그들의 자립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정심교 기자

젊은 당뇨병 환자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대한당뇨병학회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당뇨병 환자의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른바 '젊은 당뇨인 꿈 장학금 지원사업'을 재단법인 당뇨병학연구재단과 함께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한 것. 원규장(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경제적 사각지대에 놓인 젊은 당뇨인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원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도모하려 한다"며 "만 19~29세 청년 당뇨병 환자 최대 50명에게 1인당 장학금 100만원씩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학금 수혜 대상은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로 올해는 30명이 확정됐으며, 학회는 오는 11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 기념행사에서 장학금을 수여할 방침이다.

이런 움직임은 당뇨병 환자의 첫 진단 나이가 빨라진 사회 현상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20대 당뇨병 환자의 증가세가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시 정)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만성질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20대 중 당뇨병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가 4만2657명, 고혈압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가 4만2798명으로 같은 해 전체 20대 인구수의 1.3%가 당뇨병이나 고혈압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간 80세 미만 연령대 중 20대에서 당뇨병·고혈압 환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대비 당뇨병 환자의 '증가율'만 놓고 보면 80세 미만 연령대 가운데 20대가 47.7%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어 60대(31.1%), 10대(26.6%) 순으로 많이 증가했다. 30대는 19% 증가했으며, 0~9세도 18.1% 증가하는 등 젊은 층에서의 당뇨병 환자 증가세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문준성(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총무이사가 11일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추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당뇨병 교육자 양성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정심교 기자

당뇨병으로 진단받으면 혈당 체크, 식단 조절 등 일상에서 생활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치료 예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는 자신의 질병을 깊이 이해하고 심혈관계 질환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도록 병·의원에 당뇨병 교육을 신청할 수 있었다. 필수 교육자엔 의사·간호사·영양사가 포함된다. 그런데 현재는 당뇨병 교육 상담료가 현재 비급여 항목이어서 환자들이 내야 하는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다. 또 각 병·의원에선 당뇨병 교육을 담당하는 인력(케어코디네이터)을 추가 채용해야 해, 인건비에 대한 부담도 떠안아야 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가운데 당뇨병 교육을 실제로 받은 비율은 20.3%에 불과하다는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2년)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이에 정부는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가 교육 혜택을 폭넓게 누리도록 연내 '일차 의료 만성질환 관리 본사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사회에서 만성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서비스 모델과 민간-공공 협력 활동 등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학회는 이 사업을 통해 스마트 케어코디네이터를 새롭게 양성하면 이들 코디네이터가 원격으로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교육·관리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준성(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총무이사는 "수준 높은 스마트 케어코디네이터를 양성하기 위해 대한당뇨병학회의 풍부한 자료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교육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한 일차 의료 만성질환 관리 본사업이 연내 가동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서교일 대한당뇨병학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국내 40세 이하 젊은 당뇨병 환자의 급증세에 따라 고령층은 물론, 젊은 세대의 당뇨병 예방·관리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정심교 기자


학회는 스마트 케어코디네이터를 양성한 후 일반적인 당뇨병 환자는 의원 중심으로, 중증 난치성 당뇨병 환자는 병원급 당뇨병 교육팀을 통해 관리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그중 중증 난치성 당뇨병 환자 그룹엔 1형 당뇨병, 임신성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인슐린 사용 환자, 수술 전후의 당뇨병 환자, 당뇨병이 동반된 암 환자 등이 포함된다.

서교일(순천향대병원 부속 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대한당뇨병학회장은 "1950년대만 해도 서울대병원에 희귀 환자가 왔다며 구경하러 올 정도로 당뇨병은 드문 질환이었지만 현재는 당뇨병 유병률이 16%를 넘을 정도로 폭증했다"며 "40세 이하 젊은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아시아의 대표적 당뇨병학회로 자리 잡은 대한당뇨병학회가 대국민 당뇨병 예방·관리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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