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이 어떻게 목에 넘어가?”…유산 피해에 카페사장 ‘의아’

한 임산부가 날카로운 플라스틱이 조각이 잔뜩 들어있는 스무디를 마신 후 장 출혈을 일으켜 유산한 가운데, 스무디를 만든 카페 사장이 플라스틱이 “어떻게 넘어가냐“며 의아함을 드러냈다. JBTC 캡처

 
20대 여성이 이른바 ‘플라스틱 스무디’를 마시고 유산한 가운데, 카페 사장은 “플라스틱이 목에 넘어가겠냐”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9일 JTBC는 스무디를 마신 뒤 유산한 피해 여성(28)과 스무디를 만들어 보낸 카페 사장의 말을 각각 전했다. 

스무디에 플라스틱이 들어간 간 이유는 일회용 컵이 믹서기에 들어가서 같이 갈렸기 때문이다. 카페 사장 A씨는 “이게(일회용 컵) 떨어지면서 (믹서기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고 했다.

‘믹서기에 갈릴 때 소리가 다르지 않냐’는 묻자 A씨는 직접 믹서기를 튼 뒤 “이렇게 시끄럽다. 그날따라 뭐가 씌었나. 안경도 안 꼈다”고 말했다.

임산부의 유산을 초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플라스틱 스무디’는 일회용 컵이 믹서기에 들어가 함께 갈려 만들어졌다. JBTC 캡처

 
임산부가 스무디를 마셨다는 것에 대한 의문도 드러냈다. 그는 “(플라스틱이) 목에 넘어가겠냐. 혀가 예민하지 않냐. 머리카락만 먹어도 뱉는다”면서 플라스틱을 삼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B씨는 지난달 9일 둘째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때를 떠올리며 “정말 기뻤다. 제 동생이 너무 예쁜 병아리가 제 품에 안겼다고 태몽을 꿨다. 태명도 ‘아리’라고 지었다”고 JTBC에 전했다.

며칠 후인 17일 스무디를 배달받아 마신 그는 “(스무디가)계속 이물감이 느껴져서 뱉어보니 (플라스틱 조각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스무디용) 빨대가 굵지 않냐. 휘젓는데 플라스틱이 계속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매체가 문제의 음료를 쏟아 보니, 날카롭게 조각난 플라스틱 조각 수십 개가 나왔다.

스무디를 마신 후 배가 아파 병원에 간 A씨는 장 출혈 진단을 받았다. 엑스레이를 찍으면 임산부한테 위험할 수 있어 제대로 치료 받기도 어려웠다. 특히 의사는 몸 속에 들어간 플라스틱으로 인한 장 출혈로 유산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이가 걱정됐던 A씨는 유산 방지 주사를 두 번이나 맞았으나, 결국 아이를 잃고 말았다.

JBTC 캡처

 
유산할 당시에 대해 A씨는 “피가 나오고 있다. 아기가 날 떠나가고 있는 게 실감이 난다. 내 몸에서 빠져나가고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제일 원망스러운 건 저였다. 내가 직접 음료를 시켰고, 맛있다고 마셨으니까”라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사장은 이후 A씨에게 사과했고, 카페 본사도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A씨는 음료를 마신 직후 식약처와 지자체에도 신고했지만, 조치는 없었다고 한다.

현행법상 ‘과실 낙태죄’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법은 태아를 사람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쉽지 않다. 사장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하거나 치료비와 위자료를 청구하는 수밖에 없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