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데이터는 새로운 석유’…한일 청년작가 공동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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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손창안씨는 최근 수년 간 컴퓨터 작업의 이미지 기록들을 모아 육중한 설치작품들을 만들었다.
하루하루의 컴퓨터 작업을 담은 이미지 데이터들로 자신의 시간을 증명하고 변주하는 이 작업은 작가를 지탱하는 기억탑인 동시에 수많은 정보들이 난무한 지금 일상 속에서 작가가 정체성을 세우는데 적지 않은 혼란과 불안을 느낀다는 사실도 은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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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손창안씨는 최근 수년 간 컴퓨터 작업의 이미지 기록들을 모아 육중한 설치작품들을 만들었다. 2017년 컴퓨터를 연속으로 썼던 33일∙44일∙53일의 이미지를 하루 단위로 쪼개고 유리판에 출력해 쌓아나갔다. 이렇게 점차 쌓아 올린 유리판들은 한눈에도 만만치 않은 무게감과 덩어리감이 느껴지는 탑이 되었다. 하지만 개별적인 유리판들은 깨어지기 쉬운 재료이고 투명하지만 모호한 속성도 지니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는 기억을 형상화하는 양상을 지니게 됐다. 하루하루의 컴퓨터 작업을 담은 이미지 데이터들로 자신의 시간을 증명하고 변주하는 이 작업은 작가를 지탱하는 기억탑인 동시에 수많은 정보들이 난무한 지금 일상 속에서 작가가 정체성을 세우는데 적지 않은 혼란과 불안을 느낀다는 사실도 은유한다.
손 작가를 포함한 한일 청년작가 5명이 서울 효자동 대안공간 더레퍼런스에서 ‘데이터 이즈 뉴오일’이란 제목 아래 꾸린 공동기획전은 색다른 틀거지로 꾸려진 정보와 시각예술의 만남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는 새로운 석유’로 번역되는 전시 제목처럼 미래자원으로 사용되는 이미지-데이터를 자본주의 생태계의 파이프라인에 흐르는 창조적 욕망으로서 바라보려는 사진, 이미지데이터, 조형물 작업들을 보여준다.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이용해 유명한 서양미술사 명작의 주요 도상 등을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한 안준 작가의 화상 작업과 기계와 인간의 신체 사이 일어나는 데이터 교환의 상호작용을 데이터로 치환되는 안무가들의 몸짓을 통해 보여주는 장진승 작가의 영상 작업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정보 불평등이 가속화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에이아이 기술이 은폐하는 노동, 환경 착취와 권력과의 공모 관계를 ‘이상한 데이터’를 통해 까발리는 전위적 웹작업을 보여주는 작가그룹 이부의 벽면 설치작업들과 퍼포먼스를 벌이는 배우의 신체 데이터 세부를 탐구하고 스크린숏 이미지로 출력한 일본 작가 다이스케 코야마의 작품들도 곱씹어볼 만하다. 15일까지.
글 ·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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