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정보 이용 수십억 챙긴 증권사 임직원...상장사에 '갑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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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상 알게 된 내부정보로 상장사의 사모 전환사채(CB)에 투자해 수십억 원을 챙긴 A증권사의 기업금융(IB)본부 직원들이 대거 적발됐다.
금감원은 올해 사모CB 매매·중개 과정에서 증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중점 검사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당국에 따르면 A증권사의 IB본부 직원들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CB에 사적투자했다.
실제 이 증권사는 CB 일부 종목을 상장사로부터 최초 취득하는 과정에서 이 상장사에 CB 전액에 상당하는 채권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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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알게 된 정보로 가족·지인 자금으로 투자
자금 필요 상장사엔 CB 발행 규모만큼 담보 요구
특수관계인 '밀어주기' 등 불건전영업 행위 발각
직무상 알게 된 내부정보로 상장사의 사모 전환사채(CB)에 투자해 수십억 원을 챙긴 A증권사의 기업금융(IB)본부 직원들이 대거 적발됐다. 해당 증권사 또한 담보대상 채권을 취득·처분할 때 자신들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하는 등 갑질 행각이 발각됐다.
금융감독원은 8월부터 한 달간 사모CB 보유 규모가 큰 A사에 대한 기획검사를 실시한 결과 임직원 사익 추구행위 등이 발견됐다고 11일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사모CB 매매·중개 과정에서 증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중점 검사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사모CB는 특정 투자자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발행되는 CB로, 증권사는 인수나 주선 등을 통해 사모CB를 직접 투자하거나 다른 투자자를 섭외하는 역할을 한다.
당국에 따르면 A증권사의 IB본부 직원들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CB에 사적투자했다. 이들은 업무 특성상 사모CB의 발행과 유통 관련 정보를 먼저 알게 되는데, 이를 악용한 것이다. 실제 문제가 된 직원들은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과 지인의 자금을 모집해서 가족·지인의 명의로 만들어진 조합과 특수목적법인(SPC)에 자금을 납입했으며, 이를 통해 CB를 취득·처분해 수십억원의 이득을 취했다.
이번 검사에서 갑질 등 A증권사 자체 문제점도 드러났다. 실제 이 증권사는 CB 일부 종목을 상장사로부터 최초 취득하는 과정에서 이 상장사에 CB 전액에 상당하는 채권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요구했다. A증권사는 CB 형태로 자금을 조달해 주는 대신 해당 회사가 조달한 자금으로 CB 전액에 상당하는 채권을 사게 한 뒤 이를 담보로 잡았다. 상장사는 이른바 '무늬만 자금조달'을 한 셈이다. 여기에 A증권사는 담보채권 취득을 자사 채권부서를 통해서만 이뤄지게 했으며, 본인들이 보유한 채권도 담보채권으로 매각했다.
A증권사는 또 특정 회사의 특수관계자를 지원하기 위해 CB를 매수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 증권사는 CB 전환차익을 얻을 수 있게 해달라는 B상장사의 요청으로 이 회사의 특수관계자 C씨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했다. CB 매입에 필요한 자금은 A증권사가 부담하되 향후 처분에 따른 수익은 C씨에게 돌아가는 구조였는데, 이는 A증권사가 CB와 관련해 개인과 맺은 유일한 TRS 계약이었다. 심지어 이 계약의 담보로 10% 상당 금액만 수취했는데, 이는 파생상품과 같은 다른 담보대출의 담보비율(40~50%) 대비 현저히 낮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A증권사에 대한 추가 검사도 예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확인된 사항에 대해 자본시장법 등 법규 위반 소지를 검토하고 위법사항에 대해 엄정 제재할 예정"이라며 "추가 검사를 통해 자본시장 신뢰회복과 투자자보호를 위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직원의 불법 행위, 회사의 불건전 영업 행위 논란 속에 해당 증권사 최고경영자는 오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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