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입대 리스크 깨부순 온앤오프, 군백기 무색한 커리어하이[뮤직와치]
[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온앤오프(효진, 제이어스, 이션, MK, 와이엇, 유)가 2막의 첫 장을 커리어 하이로 장식했다.
10월 11일 음반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에 따르면 4일 발매된 온앤오프 7번째 미니 앨범 'LOVE EFFECT'(러브 이펙트) 초동 판매량(발매 후 첫 주 판매량)은 10만 2,818장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21년 12월 발표된 온앤오프의 미니 6집 'Goosebumps'(구스범스) 초동 판매량(9만 3,945장)을 뛰어넘은 자체 최고 기록이다. 온앤오프는 컴백 후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필두로 뮤직비디오 조회수 1,000만 건 돌파, 초동 판매량 자체 신기록 경신 등 쾌거를 이뤘다.
온앤오프는 11일 뉴스엔에 "오늘 초동 판매량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군 입대 전에도 많은 분들께서 저희 온앤오프에게 사랑과 응원을 보내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지만 입대를 하고 나서는 조금 걱정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온앤오프는 "공백기 동안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라는 마음으로 멤버들끼리 서로 의지하면서 열심히 앨범 준비를 했습니다. 이런 저희의 진심이 담긴 앨범이고, 그런 저희의 마음을 알아주신 것 같아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퓨즈(온앤오프 공식 팬덤명) 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곁에서 늘 한결같이 응원해 주시고 오랜 시간 기다려 주신 팬분들께 선물 같은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저희 마음보다 더 큰 사랑으로 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더 행복한 마음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끝으로 온앤오프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모습, 더 멋있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는 온앤오프가 되도록 노력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더욱 성장하는 온앤오프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퓨즈 분들 정말 많이 사랑하고 고마워요. 정말 감사합니다"고 덧붙였다.
▲ "우린 간다 신세계로 higher" 아무도 가지 않았던 온앤오프만의 길
이번 커리어 하이는 온앤오프 멤버들이 새롭게 개척한 활로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한결 의미 있다.
온앤오프는 2021년 12월 단체 활동 '군백기'(군대+공백기)에 돌입했다. 1995년 생 MK(엠케이)가 21일, 1995년 생 제이어스와 와이엇이 27일, 1994년 생 효진과 이션이 28일 각각 육군 현역으로 순차 입대한 것. 입대 날짜에는 근소한 차이가 있었지만 외국인 멤버 유를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일주일 내 국방의 의무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동반 입대나 다름없었다.
K팝 보이그룹 역사에는 전무후무한 행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돌 그룹의 동 시기 입대는 대중적 인지도와 팬덤 유지 면에서 부담이 적지 않은 승부수다. 대다수 남자 아이돌들은 팀 활동 공백기에 그간 소홀했던 개인 활동에 집중하다 입대 및 전역 후 활동을 재개한다. 반면 온앤오프는 공백기를 최소화, 다시 팀으로서 조속히 팬들과 재회하고 싶다는 바람을 토대로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
온앤오프는 입대 발표 당일 공식 팬카페를 통해 "온앤오프 완전체 모습으로 하루라도 빨리 퓨즈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멤버들과 오랫동안 고심하고 이야기를 나눈 끝에 이렇게 결정하게 됐는데 저희의 이런 마음이 퓨즈들에게도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퓨즈들이 많이 아쉬워할 것 같지만 온앤오프 6명이 다 같이 함께 하고 싶은 마음, 더 오래 함께 노래하고 싶은 마음으로 함께 입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입대 전 개최한 단독 콘서트에서 "다시 만나는 날 퓨즈들이 저희 온앤오프를 선택해 주신 것보다 더 큰 행복을 드릴 테니 그 사이에 저희가 드릴 행복을 담을 그릇을 키워줬으면 좋겠다. 그 그릇이 아무리 크더라도 다 채워드리겠다. 멋지게 성장해 돌아오겠다. 온앤오프의 이야기는 퓨즈와 함께 써 내려왔다고 생각한다. 같이 이 이야기를 만들었으니 완결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 7년째 유효한 '계단돌' 수식어, 온앤오프의 결단은 틀리지 않았다
온앤오프는 성실한 군 생활과 무사 전역으로 K팝 사상 최단기간 '군백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커리어 하이는 단순히 앨범을 조금 더 많이 팔았다는 의미에 국한되지 않는다. 1년 6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숱한 팬들이 온앤오프의 곁을 지키며 이들의 새로운 음악과 무대를 기대했다는 방증이다.
이로써 온앤오프는 무모해 보였던 자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몸소 입증했다. 결과론적으로는 옳은 선택이었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결코 녹록지 않은 결단이었다. 온앤오프는 4일 개최한 컴백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입대 후 불안한 마음이 가장 컸다. 긴 공백기에 온앤오프라는 팀이 대중 분들, 팬 분들께 잊히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팬 분들의 편지를 받았다. 멤버들 생각도 많이 났다. 팬들과 멤버들을 의지한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며 "사실 걱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빠르게 복귀하고 저희가 해 왔던 좋은 노래,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만들어 전해드리면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군인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과정에서 가수로서 존재감도 드러냈다. 입대를 앞두고 '1년 4컴백'을 실현(2021년 2월 정규 1집 앨범 'ONF:MY NAME'(온앤오프:마이 네임), 2021년 4월 정규 1집 리패키지 앨범 'CITY OF ONF'(시티 오브 온앤오프), 2021년 8월 여름 팝업 앨범 'POPPING', 2021년 12월 미니 6집 'Goosebumps' 발매)한 것도 모자라 입대 전 작업을 마쳤던 스페셜 앨범 'Storage of ONF'(스토리지 오브 온앤오프)를 지난해 8월 공개한 것.
이에 대해 온앤오프는 작사가로 참여한 신보 수록곡 'Be Here Now'(비 히어 나우)에서 "생각해 보면 참 무모한 일들을/많이 벌이기도 했지/활동 못 하는 앨범을 내고 서로 슬퍼하기도 했잖아/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가겠다고 다짐한 건/나를 믿어준 그대가 있어서야/이젠 밤새 노래 부르자/함께 소리 지르고 춤추자"고 되새겼다. 또 다른 수록곡 'Dam Dam Di Ram'(담 담 디 람)에서는 "이 길의 끝엔/뭐가 있는지 몰라도/왔던 길을 다시 가진 않을 거야 난/없던 길을 만들어 매일/개척자의 노랫소리"라고 노래했다.
각기 다른 부대에서 복무하던 멤버 5인이 계룡 군 문화 엑스포, 지상군 페스티벌을 계기로 군복을 입은 채 단체로 온앤오프 히트곡 무대를 엑스포 관객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이 무대로 계기로 화려한 퍼포먼스에 다소 가려져 있던 온앤오프의 특출한 라이브 실력이 재조명되고, 그간 온앤오프의 매력을 잘 알지 못 했던 K팝 팬들의 '입덕'(팬이 되는 것)이 이어졌다. 특히 제이어스와 이션은 그룹 뉴진스 'Hype Boy'(하입 보이) 춤 커버 무대를 펼쳐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온앤오프는 컴백 쇼케이스에서 "저희가 다 같이 입대해 주어진 기회라고 생각한다. 다 같이 들어온 만큼 육군 측에서 많은 분들께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한 무대를 기획해 주신 것 같다. 후회 없게 열심히 무대를 만들어 보자는 다짐도 했다"고 말했다. 멤버들을 위해 6인 버전에서 5인 버전으로 안무 대형을 손수 수정해 준 후 현장에서 공연을 지켜본 유는 "군복 입고 무대를 하는 형들의 모습을 보며 제가 이렇게 멋진 그룹에 있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저도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2017년 가요계 데뷔한 온앤오프는 올해 데뷔 6주년을 맞이했다. 그간 K팝 히트 메이커로 손꼽히는 황현 프로듀서 지원사격에 힘입어 '사랑하게 될 거야 (We Must Love)', 'Why'(와이), 'Moscow Moscow'(모스코 모스코), '스쿰빗스위밍 (Sukhumvit Swimming)', '신세계 (New World)', 'Beautiful Beautiful'(뷰티풀 뷰티풀), '여름 쏙' 등 듣기 좋은 노래들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국내외 K팝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신보 음반 판매량 자체 신기록으로 온앤오프는 늘 자신들의 이름 앞에 놓였던 '계단돌'이라는 최애 수식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들은 지난 6년 동안 중독성 강한 음악과 짜임새 있는 무대, 독창적 콘셉트를 기반으로 음원 차트와 음반 판매량, 뮤직비디오 조회수 등 각종 수치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계단식 성장을 이어왔다.
'사랑하게 될 거야'와 'Why' 등이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하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던 온앤오프는 2020년 5번째 미니 앨범 'SPIN OFF'(스핀 오프) 타이틀곡 '스쿰빗 스위밍'으로 데뷔 3년 만에 첫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연이어 국내외 음악 차트 정상에 올랐다. Mnet 보이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 '로드 투 킹덤'에서는 차별화된 라이브 퍼포먼스를 무기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어느덧 데뷔 7년 차에 접어든 온앤오프의 방향성은 여전히 초심을 토대로 한다. 데뷔 초부터 꾸준히 "초심을 잃지 않고 성장하는 그룹이 되겠다"라는 목표를 내세웠던 멤버들은 'LOVE EFFECT' 발매 쇼케이스에서도 마치 다시 데뷔하는 것처럼 긴장된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최대한 노력하는 온앤오프가 되겠다. 열심히 활동하며 많은 분들께 온앤오프를 알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548일간의 여행을 건강하게 마무리하고 돌아온 온앤오프가 퓨즈들과 함께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주목된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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