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이-팔 분쟁에도 안정…美 긴축 완화 기대↑
11일 원·달러 환율, 10.8원 내린 1338.7원에 마감
[더팩트│황원영 기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도 원·달러 환율이 국채금리 하락과 위험회피 심리 완화에 힘입어 1330원대에 진입하는 등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긴축 기조가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져 당분간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8원 내린 1338.7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0.10원 내린 1339.4원에 개장해 장중 1337원대까지 하락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폭격하면서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다만, 이스라엘 공격의 배후로 지목됐던 이란이 "팔레스타인의 기습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개입설에 선을 긋자 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우려가 줄었다. 아울러 무력 충돌에 대한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해 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간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0.1%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달러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
시장은 중동 분쟁보다 미국의 긴축 완화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최근 4.8%를 넘어서며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채 금리가 치솟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Fed 내 매파로 분류되는 로리 로건 댈러스 Fed 총재는 "최근 몇 달간 미국의 금융 여건이 눈에 띄게 긴축적"이라고 평가하며 "장기 금리가 계속 상승한다면 연준이 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성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필립 제퍼슨 Fed 부의장은 "미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인한 금융 여건의 긴축 상황을 인식하고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설정할 때 염두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었음을 시사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Fed 총재 역시 "지난 90일 동안 상당히 긴축된 금융 여건이 계속 유지된다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낮다"는 입장을 내놨다.
Fed 인사들의 통화정책 완화 발언이 이어지자 시장은 Fed가 오는 31일부터 11월 1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추가 개선됐다.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국내 증시도 미국의 긴축 기조 완화 기대감에 반등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402.58)보다 1.98%(47.50포인트) 상승한 2450.0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795.00)보다 2.78%(22.12포인트) 오른 817.12에 거래를 종료했다. 전날 코스닥 지수는 7개월 만에 800선이 붕괴됐으나 이날은 상승 출발하며 하루 만에 800대를 회복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중동지역으로 확산되거나 유가 급등으로 글로벌 경제에 타격이 있으면 환율시장도 크게 출렁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당분간 시장 상황을 주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김주현 위원장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개최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군사적 분쟁 격화에 따른 시장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권과 상시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시장 불안이 고조될 경우 정책 대응의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 태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같은 날 금융시장·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한편, 관계기관 공조 하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상황별 대응계획을 재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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