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는 수컷이 접근할 때 암컷 개구리가 쓰는 방법은?

이한주 기자 2023. 10. 11. 16: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컷들에 둘러 쌓인 암컷 개구리. 일부 암컷 개구리는 짝짓기공이나 맘에 들지 않는 수컷개구리에게 빠져나오기 위해 죽은 척 '연기'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캐럴린 디트리히〉

원치 않는 수컷의 접근을 피하려고 일부 암컷 개구리들이 '연기'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죽은 척하는 겁니다.

베를린 자연사 박물관의 캐럴린 디트리히 박사에 따르면 개구리들은 번식철이 되면 수컷들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데 이 과정에서 한꺼번에 여섯 마리 이상이 암컷에 올라타며 짝짓기 공(mating ball)이라고 알려진 군집을 형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경쟁이 심해지며 암컷이 깔려 죽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 암컷 개구리들은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회피방법을 개발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실제 이런 짝짓기 공을 겪은 암컷 개구리 54마리를 조사한 결과 암컷의 83%는 몸을 뒤틀며 짝짓기 공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썼고 이 과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개구리 가운데 33%는 팔과 다리를 쭉 뻗는 경직상태를 연기하며 죽은 척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맘에 들지 않는 수컷을 만나자 죽은 척 하는 암컷 개구리. 다리를 쭉 뻗고 몸을 경직시켜 사후강직 현상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캐럴린 디트리히〉

수컷들은 암컷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자 포위를 풀고 떠났으며 이후 암컷을 죽은 척을 중단하고 헤엄쳐서 그 자리를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죽은 척 연기가 어린 암컷 개구리에게서 더 자주 일어났으며 실제 죽은 척 연기를 통해 54마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5마리가 짝짓기 공에서 탈출을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영국왕립오픈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 최근호에 실렸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