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국 장관 오니 대통령부터 장관까지 연쇄 면담…카리브 국가들에 공들이는 정부 왜?

허백윤 2023. 10. 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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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카리브 고위급 포럼 계기 6개국 장관 방한
대통령·장관 잇따라 만나 “협력 확대” 강조
‘먼 나라’ 카리브 연안국과 고위급 교류 박차
유럽 다음 큰 ‘표밭’ 부산엑스포 유치에도 도움
박진(왼쪽 다섯번째) 외교부 장관이 10일 서울에서 열린 한·카리브 고위급 포럼에서 참가국 인사 등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지난 10일 서울에서 열린 한·카리브 고위급 포럼 참석을 위해 앤티가바부다, 벨리즈, 그레나다, 자메이카, 수리남, 세인트루시아 장관급 인사들이 서울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에서 6개국 장관들을 모두 접견한 데 이어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 장관이 별도 면담을 갖는 등 방한 중인 카리브 국가 인사들을 환대하고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11일 외교부 청사에서 로돌프 사봉헤 카리브국가연합(ACS) 사무총장과 면담했고, 카미나 존슨 스미스 자메이카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한 뒤 ‘한·자메이카 무상원조 기본협정 추진 관련 합의의사록 서명식’을 갖고 앤디 윌리엄즈 그레나다 동원혁신부 장관과 면담했다. 박 장관은 이어 알버트 람딘 수리남 외교장관과 면담하고 ‘한·수리남 포괄적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 서명식’을 함께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도 이날 오전 올란드 하벳 벨리즈 지속가능개발·기후변화·재난관리부 장관, 로버트 케네디 루이스 세인트루시아 대사, 윌리엄즈 그레나다 장관과 잇따라 만났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전날 ACS와 해양과학 공동 연구센터 설립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부는 올해 들어 부쩍 카리브 국가들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넓혀왔다. 카리브 지역에는 경제통합을 목표로 한 14개 국가들이 꾸린 카리브공동체(카리콤·CARICOM)와 25개국으로 구성된 중남미·카리브 지역기구로 우리나라가 1998년 옵서버로 가입한 카리브국가연합(ACS)이 있다. 방 장관은 국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던 지난 2월 바하마에서 열린 카리콤 정상회의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했고, 지난 7월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카리콤 정상회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해 회원국 14개 국가들과 모두 양자회담을 갖기도 했다. 박 장관은 5월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처음으로 ACS 각료회의에서 연설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달 유엔총회를 계기로 카리브 지역 6개국 정상들과 마주앉았다.

윤석열 대통령, 한·카리브 고위급 포럼 단체 접견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카리브 고위급 포럼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특히 올해 카리콤 50주년을 맞아 ‘글로벌 중추국가’를 표방하는 정부의 카리브 국가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자메이카와는 1960년대부터 수교 관계를 맺을 정도로 카리브 국가들과는 짧게는 30~40년, 길게는 60년 동안 수교 관계를 이어오면서도 지리적으로 먼 이유 등으로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지 못했다”며 “정부가 글로벌 중추국가의 역할을 고민하며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넓혀가는 시기에 카리브 연안 국가들과의 교류 필요성이 우리 정부는 물론 상대 국가들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카리브 국가 간 협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2011년부터 매년 개최해 올해로 13회를 맞은 한·카리브 고위급 포럼의 참가국 수도 늘고 방한 인사의 격도 한층 높아졌다. 지난해 11월 12회 행사에는 바하마 외교장관과 가이아나 외교차관이 ACS 사무총장과 함께 방한했고 앤티가바부다 외교장관, 수리남 경제기술부 장관 등은 화상으로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6개국 장관급이 방한했다.

정부는 카리브 연안 국가들과 기후변화, 식량안보, 디지털 전환 등 도전 과제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협력 분야를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박 장관은 이날 사봉헤 ACS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한국과 카리브 국가들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으나 바다를 삶의 터전이자 지속가능한 발전 토대로 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우수한 기술과 발전 경험을 토대로 해양환경 보호 및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다음달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부산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로서는 유럽(36개국) 다음으로 많은 25개국의 BIE 회원국을 보유한 중남미가 중요한 ‘표밭’이기도 해 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카리콤 14개국 모두 BIE 회원으로 엑스포 투표권을 갖고 있다. 이번에 방한한 6개국 장관들은 11~12일 부산을 방문해 엑스포 준비상황 등을 살펴본다. 정부는 부산엑스포를 통해 해양국가인 카리브 국가들과 함께 기후변화, 해양환경 보전 등 도전과제에 함께 대응해 나가자며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허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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