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택시기사 유가족·노조 "뜻 이어 완전월급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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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아버지께 마지막 선물을 드린다는 생각으로 살아 생전 그토록 원하셨던 완전월급제 이행을 통해 택시 노동자들이 좀 더 편한 세상에서 근무할 수 있게 뜻을 이뤄드리고 싶어요."
완전월급제 이행을 주장하며 회사와 갈등을 빚다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55)씨의 딸 방모(31)씨가 11일 서울시청 앞에서 한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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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시에 사업장 전수조사 진정서 제출
"완전월급제 이행, 책임자 처벌 노력할 것"
"실차시간 빙자해 임금 깎아…변종 사납금제"
장례 미루고 투쟁키로…안치 병원 앞 추모제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지금이라도 아버지께 마지막 선물을 드린다는 생각으로 살아 생전 그토록 원하셨던 완전월급제 이행을 통해 택시 노동자들이 좀 더 편한 세상에서 근무할 수 있게 뜻을 이뤄드리고 싶어요."
완전월급제 이행을 주장하며 회사와 갈등을 빚다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55)씨의 딸 방모(31)씨가 11일 서울시청 앞에서 한 다짐이다.
방영환열사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오전 11시30분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에 택시사업장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날 회견에는 유가족인 딸 방씨가 자리했다. 점심시간을 맞아 산책 나온 직장인들의 웃음소리로 거리가 가득찼지만, 방씨는 검은 점퍼에 검은 마스크를 낀 채 울먹이며 발언을 이어갔다.
방씨는 "아버지가 너무 억울하실 것 같았다. 저희 아버지는 잘못한 게 없다"며 "잘못한 게 없는 아버지가 왜 죽음을 선택해야 했는지를 알리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완전월급제 시행은 아버지가 법을 개정해달라는 것도, 만들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이미 나라에서 만든 법을 지켜달라고 외치신 거 아니냐"며 "완전월급제 이행과 H운수 대표 처벌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방씨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알아보고자 많은 분들을 만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건, 아버지가 지인들에게 '딸이 있다, 보고싶다, 내가 잘못되면 딸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하시더라"며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이날 회견에서 서울시에 행정명령을 통해 서울시내 일반택시사업장을 전수조사하고 위반자를 처벌할 것 등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접수했다. 아울러 방씨의 동의를 얻어 책임자 처벌과 완전월급제가 도입될 때까지 고인의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진정서를 제출한 대책위는 이어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방씨 분신 사태의 원인과 경과, 향후 대응 방안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고인의 근로계약서와 임금명세서 등도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8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등의 개정으로 사납금제는 폐지됐지만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이 아닌 실제 승객 승차시만으로 산정하는 '실차시간', 일 3시간30분 주20시간 근무 등을 통해 임금을 깎는 편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운송수입금 납입을 요구하고, 기준금을 채우지 못하면 급여에서 공제하거나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삼형 택시지부 정책위원장은 "사실상 사납금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4시 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H운수와 서울시와도 면담 및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공운수노조 지역본부별 사무실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7시 고인이 안치된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병원 한강성심병원에서 '방영환 열사 분신 사태 책임자 처벌 투쟁 문화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H운수 분회장인 방영환씨는 임금 체불을 규탄하고 완전월급제 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오다 추석 연휴 이틀 전인 지난달 26일 오전 8시30분께 양천구 신월동 소재 회사 앞 도로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전신 60% 이상에 3도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진 고인은 분신 열흘 만인 지난 6일 오전 6시18분께 유명을 달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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