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산전북대병원 설립 난항, 독미나리 좌절에 이어 이번엔 물고사리

김진영 2023. 10. 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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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병원 군산 분원(군산전북대병원)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10여년 전 건립 예정 부지에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독미나리'가 나와 설립이 좌절됐다가 올해 들어 본 궤도에 돌입하는가 했더니 이번엔 새 부지 인근에서 멸종위기 식물 '물고사리'가 자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성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전북대병원 등에 따르면 최근 전북지방환경청이 군산전북대병원 부지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인 '물고사리'가 자생할 가능성을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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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사정동 둥지 튼 전북대병원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서식 제기
이달 중 환경영향평가 재개키로
환경 문제 탓 지지부진한 사업
좌절 반복에 시민들 우려 목소리
멸종위기종 논란으로 10여년만에 사업을 재추진중인 군산전북대병원 부지에서 최근 새 멸종위기종이 서식할 가능성이 제기돼 비상에 걸렸다. 군산전북대병원 조감도. 전북대병원 제공

전북대병원 군산 분원(군산전북대병원)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10여년 전 건립 예정 부지에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독미나리'가 나와 설립이 좌절됐다가 올해 들어 본 궤도에 돌입하는가 했더니 이번엔 새 부지 인근에서 멸종위기 식물 '물고사리'가 자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성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전북대병원 등에 따르면 최근 전북지방환경청이 군산전북대병원 부지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인 '물고사리'가 자생할 가능성을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전북대병원은 이달 중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기로 했다.

물고사리는 양지바른 논이나 웅덩이, 수로 주변에 서식하는 한해살이물풀로 한때 국내에서 절멸한 것으로 간주됐다가 지난 1994년 영산강에서 보고된 이후 국내 5개 장소에 분포가 확인됐다. 그런데 지난 7월말쯤 전북지방환경청이 군산전북대병원 부지에도 물고사리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부지로부터 불과 200여 m 떨어진 곳에서 물고사리 자생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군산전북대병원은 군산시 사정동 일대 10만 8,022㎡ 부지에 500 병상,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올 하반기 건립할 계획으로 지난달 토지보상과 실시설계를 모두 마치고 이달 중 조달청 입찰 공고와 함께 시공사를 선정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멸종위기 식물 자생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 8월엔 병원건립추진단 회의도 가졌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선 과거 두 차례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지만 물고사리 자생은 확인한 바 없다”면서도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관련 용역을 발주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북대병원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군산전북대병원이 멸종위기식물로 논란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다. 지난 2012년 당시에도 옥산면 당북리 백석제 일대에 건립을 추진했지만, 멸종위기 식물인 독미나리 자생지로 확인되면서 부침을 겪었다. 이후 2015년 당시 새만금지방환경청(현 전북지방환경청)이 백석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면서 사업이 전면 백지화됐고, 수년간 공회전만 반복하다 최근 부지 이전 및 토지보상, 사업비 증액 등 숱한 우여곡절 끝에 사업을 재개하게 됐다.

그러나 사정동 부지마저 멸종위기식물이 자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업이 또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물고사리 서식이 확인될 경우 이르면 내달 시공사를 선정해 오는 2027년 개원하겠다는 목표 역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탓에 일각에선 전북대병원측이 용역 발주를 최대한 늦추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물고사리는 열대성 식물로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 고사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물고사리는 여름과 가을철에만 확인이 가능한 식물"이라며 "남부지방의 경우 10월에도 일부 식생이 확인될 수 있지만, 기온 변동이 극심한 경우 관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일부에서 떠도는 소문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추수기에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경우 농가 피해 등 민원 발생 소지가 있어 미룬 것"이라고 일축했다.

군산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열악한 지역의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선 군산전북대병원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역민들이 수년 째 병원 건립만 기다려왔는데 첫 삽을 뜨기도 전에 또 무산될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고 걱정했다. 전북지방환경청 관계자는 "문헌 상 인근 지역에 물고사리 서식지가 확인됐지만 아직 해당 부지에 물고사리가 자생한다고 단정 지을만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달 중 실시될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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