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에 치솟았던 정유주…하루만에 꺾인 상승세

최성준 2023. 10. 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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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급등한 유가
정유주 반등 후 조정…유가도 정상화 전망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중동 전쟁 확전 우려에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이에 정유주 주가도 덩달아 상승했지만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산유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제 유가가 추세적 상승세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 속 국제 유가 상승세가 멈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전쟁의 장기화 및 확산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중동 분쟁에 급등한 유가…기대감 높아진 정유주

11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86.38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4.33% 상승했다.

지난달 말 연중 고점인 배럴당 93.83달러까지 올랐던 WTI 가격은 이달 초 82달러 선까지 하락했으나 다시 86달러대로 올라온 것이다.

이 같은 국제유가의 상승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원인이 됐다. 지난 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 주요 지역에 로켓을 발사하고 침투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보복 폭격을 가했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발생하자 중동 주변국으로 분쟁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원유 공급 불안감이 커지며 유가가 급등했다.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에 정유주 주가도 따라 상승했다. 지난 10일 에쓰오일(S-Oil)은 7만5800원으로 마감하며 전 거래일보다 3.97% 상승했다. GS와 HD현대는 전 거래일보다 4.18%, 1.66% 상승했으며 석유 도매 기업인 코스닥 상장사 흥구석유는 30%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이 0.26%, 2.62%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직접적으로 국제유가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WTI원유선물(H)'은 전날 3.83% 상승했으며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3.9% 올랐다.

다만 전날의 상승세가 오래가지는 못했다. 11일 에쓰오일은 전날보다 1.45% 하락한 7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GS는 0.88% 하락한 3만9550원 종가를 기록했다. HD현대는 6만1400원으로 0.49% 상승했다.

이미 지난달 말까지 유가가 오르면서 정유기업 주가도 상승한 가운데 반짝 급등에 따른 조정 흐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당분간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전날 WTI가격이 배럴당 85.97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0.47% 하락한 탓으로 해석된다.

유가 단기적 상승 전망…전쟁 확대는 변수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지속되긴 어렵다고 판단한다. 전쟁의 당사자가 직접적인 원유생산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전쟁의 향방을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유가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원유 생산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원유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심리적 요인을 바탕으로 국제유가 상방 압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원유 생산국이자 중동 주요국가로 전쟁이 확장된다면 원유 공급에 직접적 타격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유가 급등을 이끄는 요인이지만 주요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중재하려는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어 전쟁이 확장될 가능성도 적은 상황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중동국가들로의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국제유가는 단기 상승 이후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로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높은 국면이 이어질 것이나 4분기 평균 83달러 내외 수준으로 하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연중 고점이었던 배럴당 93달러선을 상회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능성이 작지만 최악의 경우 중동 국가 간 분쟁으로 확대되면서 핵심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공급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능성은 작게 평가하지만 중동 국가 간 분쟁으로 확대돼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옮겨가면 국제유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고 이에 대한 보복 과정이 뒤따를 경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의 시나리오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유가의 상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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