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출연연 적립금으로 학생 인건비 충당?..."임시 땜질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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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4년 출연연구기관 인력 규모를 축소하지 않는 방법으로 출연연 적립금을 활용하겠다고 밝히자 임시 방편에 불과한 조치라고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내년 연구개발(R&D) 예산 감축으로 신진 연구자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과기정통부는 급기야 10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NST 소관 출연연 25곳과 함께 학생연구원 등 연수직과 비정규직 인력 규모인 7500여 명을 내년에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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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4년 출연연구기관 인력 규모를 축소하지 않는 방법으로 출연연 적립금을 활용하겠다고 밝히자 임시 방편에 불과한 조치라고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내년 연구개발(R&D) 예산 감축으로 신진 연구자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과기정통부는 급기야 10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NST 소관 출연연 25곳과 함께 학생연구원 등 연수직과 비정규직 인력 규모인 7500여 명을 내년에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구개발적립금 등 출연연 자체 재원으로 학생연구원, 포스트닥터 등 연수직과 비정규직 인건비를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계약 기간 동안 신진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출연연의 연구개발적립금을 원래 인건비 용도로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이창재 한국전기연구원 노조 지부장은 “연구개발 적립금은 예전에는 기관이 자체적으로 활용했었는데 최근에는 연구 재투자 용도로만 쓰게 규정돼 있다”며 “그마저도 NST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 재투자 영역에 인건비가 포함되는 건 아니다”라며 “정부가 감축한 R&D 예산을 다시 풀어줄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인건비 용도로 못 쓰는 돈을 그 용도로 쓸 수 있도록 규정을 임시적으로 풀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연구원이나 박사후연구원, 비정규직 연구원 등은 과학기술계로 진출할 인재들이며 이들은 현재 출연연 등에서 트레이닝 과정을 밟고 있다. 이들의 인건비는 연구비 내에 포함돼 있는 ‘외부 인건비’로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R&D 예산이 줄면서 연구 규모가 축소될 위기에 놓이면서 외부 인건비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정부는 원래 인건비 용도로 허용되지 않는 연구개발 적립금을 인건비로 쓰도록 조치했다. 이 지부장은 “학생연구자 등이 당장 옷을 안 벗어도 되는 정도의 임시 땜빵이자 핀셋 대응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치의 또 다른 문제점은 적립금이 없는 출연연에게는 인건비 해결책이 못 된다는 점이다. 문성모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 회장은 “인건비가 급하니까 다들 적립금을 인건비를 해결하는 쪽으로 쓸 것”이라며 “하지만 연구개발적립금이 없는 기관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 기관들은 해결방법이 없다. 학생연구원을 많이 쓰는 사업도 있고 안 쓰는 사업도 있기 때문에 적립금이 답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출연연 관계자는 학생연구원 스스로 월급을 깎겠다고 얘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학생연구원을 내보낼 순 없으니 적립금과 준비금을 쓰는 것 자체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원래는 새 프로젝트를 만들거나 시설을 증축할 때 사용하는 돈이지만 당장 예산은 깎였고 학생을 내보낼 수 없으니 급하게라도 써야 하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또 "주변에 스스로 월급을 줄이겠다고 얘기하는 학생연구원들도 나오는 판"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에도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회장은 “학생연구원을 내칠 수는 없으니 최대한 기관들은 고용을 지속하려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려면 실험 등에서 축소를 할 수밖에 없으니 연구에 큰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박건희 기자 moon09@donga.com,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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