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45세, 6자녀 父까지 "밀리터리 퍼스트"…36만 이스라엘 예비군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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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 정파(政派) 하마스의 기습에 전면전을 선포한 이스라엘 정부의 동원령에 따라 36만명 예비군의 귀국·입대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인구 980만명(최근 이스라엘 통계청 발표 기준) 4% 상당의 대이동 와중, 예비군 소집 연령을 넘긴 자원참전 애국자도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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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세 기업가, 45세 6자녀 아버지 등 예비군 소집연령 넘긴 애국자들 눈길
항공가격 급등 애로에 자국민 귀국지원 봉사 등…당국, 하늘길 더 연다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 정파(政派) 하마스의 기습에 전면전을 선포한 이스라엘 정부의 동원령에 따라 36만명 예비군의 귀국·입대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인구 980만명(최근 이스라엘 통계청 발표 기준) 4% 상당의 대이동 와중, 예비군 소집 연령을 넘긴 자원참전 애국자도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스라엘 남성은 3년, 여성은 2년간 의무복무하며 남성 최장 45세·여성 34세까지 예비군으로 연간 30~55일 훈련을 받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워싱턴D.C 현지시간)자 기사에서 "일부 이스라엘인들은 예비군 소집연령을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군 복무를 자원하고 있다"면서 기업가 노엄 라니르(56)를 소개했다. 이스라엘의 국제법상 수도 텔아비브에서 WP와 통화한 라니르씨는 두 아들과 함께 싸우기 위해 군복무를 자원했다며 "1973년 욤키푸르 전쟁(제4차 중동전쟁)에서 아버지와 삼촌, 사촌을 잃었다"며 "이젠 내가 싸울 시간"이라고 말했다.
라니르씨는 자신의 개인 제트기까지 이용해 실종자 가족 등을 그리스에서 이스라엘까지 이동시키고 있다. 그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정부에 운항 허가를 받았다며 필요한 이들에게 제트기를 보내겠다고 했다.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예비군 귀국을 직접 지원하기 위해 협력을 구하고, 귀국 지원을 촉구하는 공공지상파 방송 크네세트 채널 인터뷰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SNS상에서 귀국행 비행기 삯이 폭등했다며 불편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아지자 행동에 나선 셈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번 예비군 동원이 반세기 전 4차 중동전쟁(당시 40만명) 이래 가장 큰 규모로, 더욱 빨리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국방군(IDF) 대변인은 지난 9일 개전 48시간 만에 30만명이 모여들자 "이렇게 많은 예비군을 이렇게 빨리 동원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WP는 독일 베를린, 미국 마이애미, 페루 리마 등에서 텔아비브행 항공편 탑승객 상당수가 예비군이었고 "밀리터리 퍼스트(군인 먼저)"라는 안내가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영국 BBC도 한국시간 11일 게재된 이스라엘 예비군 동원 실황 기사에서 "심지어 나이 제한도 지원자들을 막지 못했다"며 지난 월요일 예루살렘의 주요 버스정류장에서 군용 배낭을 맨 채 공영버스를 기다리며 인터뷰한 니심 바라네스(45)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바라네스씨는 40세(병사 예비군 연령 상한)를 넘은 데다 자녀가 6명으로 군면제 기준에 이중(二重)으로 해당되지만 자원했다. 다시 군복을 차려입은 것을 영광스럽게 여기면서도 "이스라엘엔 힘든 날"이라고 수심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변호사이자 25세 막내아들을 비롯해 6명의 자녀를 둔 앨런 색스는 BBC에 "예비군은 이스라엘의 존재 기반이다"면서 "예비군은 그저 익명의 군대가 아니며, 반드시 누군가의 아들이나 아버지, 사촌과 연관된 곳"이라고 말했다. 예비군 소집연령에 해당하는 이스라엘 청년·가장들도 각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족·자녀와의 이별에 마음아파하면서도, 국가를 위해 '의무를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입을 모았다. 소집을 기다리기만 하지 않고 사령관에게 연락한 39세 예비군도 있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항공편을 추가 투입해 예비군의 귀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항공사 이스라에어는 사이프러스 라르나카, 그리스 코르푸, 조지아 바투미에서 이스라엘로 귀국하는 항공편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국영 항공사 엘알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추가했고 아르키아 항공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텔아비브로 돌아오는 항공편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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