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포기할래요" 속출…동작·구로서 대거 미분양, 이유는

이소은 기자 2023. 10. 1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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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시장에서 '서울=완판'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동작구와 구로구에 공급된 2개 단지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한 것이다.

11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지난달 분양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지난달 25~27일 정당계약, 지난 7일 예비당첨자 추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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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3.9.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분양 시장에서 '서울=완판'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동작구와 구로구에 공급된 2개 단지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한 것이다. 시세보다 높은 수준에 공급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단지다. 고분양가 논란에 더해 고금리, 저성장 등 경제 변수들이 매수 심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던 부동산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는 관측이다.

11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지난달 분양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지난달 25~27일 정당계약, 지난 7일 예비당첨자 추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았다.

예비당첨자는 공급물량의 5배수(3855명)를 선정하는데 이 중 대부분이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총 공급가구 771가구 가운데 절반 수준인 400여 가구가 잔여 물량으로 남았다고 알려졌으나, 대우건설 측은 "계약률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분양 물량에 대한 추후 공급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청약홈에서 무순위 청약을 실시할 수도 있지만 동작구는 규제지역이 아니어서 의무 사항은 아니다. 주요 커뮤니티를 통해 오는 16일 견본주택에서 선착순 동호수 분양을 실시한다는 소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상담 번호를 제외한 나머지 채널을 통한 분양 안내는 모두 사기성 게시물"이며 "미분양 물량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시행사와 논의 중이며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구로구 개봉동에서 분양한 '호반써밋 개봉'도 190가구 중 38%인 72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전용 84㎡가 59가구로 가장 많다. 이외에 전용 59㎡ 11가구, 전용 114㎡ 1가구, 전용 49㎡ 1가구 등이다. 호반건설은 미계약분에 대해 오는 16일 청약홈을 통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 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각각 18.21대 1, 10.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이 예고됐던 곳들이다. 그럼에도 계약 포기가 대거 발생한 이유는 '고분양가'와 '묻지마 청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호반써밋 개봉'의 분양가는 9억9860만원(이하 전용 84㎡ 기준)으로 맞은편 '개봉 푸르지오(2014년 입주)' 실거래가보다 1억5000만원 이상 높았다.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역시 역세권 단지인 '상도역 롯데캐슬 파크엘(2021년 입주)' 호가와 비슷한 13억9393만원에 나와 당첨이 돼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이 단지는 내년 3월 입주하는 후분양 아파트여서 중도금·잔금 등 자금 조달 일정이 촉박한데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청약해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계약을 포기한 한 당첨자는 "요즘 서울 청약은 선당후곰(先당첨 後고민)이라고 해서 일단 넣었는데 당첨이 되고보니 전용 84㎡ 기준 현금 5억 정도는 있어야 전세를 들여 버틸 수 있겠더라"며 "후분양 단지라 단 몇개월 안에 5억을 마련해야 하는데 도저히 불가능 해서 계약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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