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 권고' 정율성 기념사업…현장 주변은 '뒤숭숭'[르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공사가 멈춘 건 한 달 좀 넘었지요."
국가보훈부가 광주시를 향해 정율성 기념사업 중단을 권고한 11일 오후 광주 동구 불로동 정율성 생가 복원 현장.
50대 행인 B씨는 "광주시는 문제 없는 사업이라고 생각하며 진행해온 모양이다. 중앙 정부가 나서 이념을 거론하며 시 사업을 막아선 것은 다로 이례적인 일 같다"며 "다만 광주시도 정율성 선생에 대한 검토나 숙의 없이 사업을 해온 것은 아닌지 지금이라도 되돌아보면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할 때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공사가 멈춘 건 한 달 좀 넘었지요."
국가보훈부가 광주시를 향해 정율성 기념사업 중단을 권고한 11일 오후 광주 동구 불로동 정율성 생가 복원 현장.
연말에서 내년 초까지 마무리 지어질 복원 공사가 잠시 멈추면서 주위는 적막함이 감돌았다.
공사에 쓰일 장비가 들어서야 했을 공사 현장에는 주변 호텔에서 쓰이는 차량 등이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호텔 마당에 설치됐던 정율성 생가 표지석은 최근 철거 흔적만 남기고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표지석은 최근 공사 현장과 호텔 부지 사이 정확한 면적 측량을 위해 잠시 다른 곳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원 공사를 도맡은 시공사에서는 현장을 관리하는 직원 한 명 만을 상주시키고 있다.
예초기를 돌리던 이 직원은 "공사가 멈춘 지 한 달여 정도 됐다"며 "언제 재개된다는 이야기도 들려오는 바가 없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통행을 막는 울타리 또한 쳐지지 않은 탓에 공사 현장은 일부 시민들의 지름길이 되기도 했다.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은 생가의 정체를 모르고 있었거나 혹은 안타깝다는 듯 곳곳을 둘러봤다.
20대 대학생 A씨는 "이곳이 논란이 불거진 그 곳인 줄 몰랐다. 구시청으로 향하는 골목 사이에 길이 뚫려 종종 지나치던 곳이었다"며 "정율성의 과거 행보가 문제가 된다면 공적을 검토해봐야 하는 것 아닌지"라며 갈 길을 재촉했다.
50대 행인 B씨는 "광주시는 문제 없는 사업이라고 생각하며 진행해온 모양이다. 중앙 정부가 나서 이념을 거론하며 시 사업을 막아선 것은 다로 이례적인 일 같다"며 "다만 광주시도 정율성 선생에 대한 검토나 숙의 없이 사업을 해온 것은 아닌지 지금이라도 되돌아보면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할 때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이념 갈등을 둘러싼 단체 별 집회가 이따금 공사 현장에서 빈발하면서 두렵다는 호소도 있었다. 보훈부의 사업 중단 권고 사실을 모르고 있던 상인들은 주변이 다시 뒤숭숭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음식점 종업원 C씨는 "논란이 크게 불거진 9월 초까지 꽤 시끄럽다가 최근 잠잠해졌다.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일부 단체가 괜한 해코지를 하는 것은 아닌지도 우려스러웠다"며 "보훈부가 또다시 불을 지펴 곤란해질 수 있게 됐다. 논란이 된 만큼 기대되는 관광 수익은 물 건너간 것 아닌지"라고 하소연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시를 향해 정율성 기념사업 즉각 중단을 권고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 제1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물에 대한 기념사업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다.
광주시가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법 제188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즉각 발동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광주시는 해당 법 내용을 들며 '자치사무는 위법한 경우에만 주무부장관으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을 수 있다'고 반박, 정율성 기념사업은 1988년 노태우 정부 때부터 35년 동안 지속돼 온 한중 우호교류 사업이라 위법한 내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광주시는 주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대규모 중국 관광객 유치 계획 등을 토대로 지난 2018년부터 사업비 48억원을 들여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가구 무료 나눔 받으러 온 커플…박살 내고 사라졌다
- 허윤정 "전 남편, 수백억 날려 이혼…도박때문에 억대 빚 생겼다"
- 반지하서 숨진 채 발견된 할머니…혈흔이 가리킨 범인은
- 탁재훈 저격한 고영욱, "내 마음" 신정환에 애정 듬뿍
- '순한 사람이었는데 어쩌다'…양광준 육사 후배 경악
- 태권도 졌다고 8살 딸 뺨 때린 아버지…심판이 제지(영상)
- 채림, 전 남편 허위글에 분노 "이제 못 참겠는데?"
- '월매출 4억' 정준하, 자영업자 고충 토로…"너무 화나 경찰 신고"
- 김숙 "한가인에게 너무 미안해서 연락도 못 해"…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