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만든 첫 와인 이름, 한국어 '미래'로 지었어요"

김기정 전문기자(kim.kijung@mk.co.kr) 2023. 10. 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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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
뉴질랜드서 직접 와인 생산
라벨디자인도 韓서예가 손길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맛 살려
화장 지운 맨 얼굴 같은 와인
한국 와인시장에 관심 표명
5년내 亞 대표 와인시장 될 것
2030 주류 문화로 자리매김
국내서 AI 활용 사업도 구상
지난 4일 서울에서 열린 그레이트 와인스 오브 더 월드 2023(GWW 2023) 행사에서 제임스 서클링(왼쪽에서 둘째), 마리 김 서클링(가운데)과 이희상 다나 에스테이트 회장(맨 오른쪽), 이 회장의 가족이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남편이 '퓨처(futrue)'가 한국어로 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미래'라고 답했더니 너무 좋아했어요. 영어로 발음하기 편해 입에 딱 붙고 기억하기도 쉽다면서."

마리 김 서클링의 얘기입니다. 그의 남편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입니다.

최근 그레이트 와인스 오브 더 월드 2023(GWW 2023)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서클링을 인터뷰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포도밭에서 생산한 첫 와인의 이름을 한국어 '미래'라고 짓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서클링은 뉴질랜드 북섬 마틴버러의 포도밭을 인수했습니다. 이 포도밭에서는 '피노 누아' 포도 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평생을 와인 평론가로 살아온 그가 처음으로 직접 와인 생산에 나선 겁니다. 그는 "세계 최고의 피노 누아 와인 생산지인 프랑스 부르고뉴의 본 로마네를 떠올리게 하는 지역이 뉴질랜드 마틴버러"라고 소개했습니다. '미래' 와인의 라벨 디자인에는 한국 서예가의 손길이 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와인의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출시량이 워낙 적어 제한적으로 판매될 예정인데 한국 판매 계획도 있어 와인 수집가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는 "요즘은 테루아(포도밭 등 지역 환경)의 성격을 잘 반영한 와인을 만드는 추세"라며 "화장을 지운 맨 얼굴 같은 와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제로 산화시키거나 오크통을 과하게 사용해 와인에 바닐라 풍미를 첨가하는 대신 뉴질랜드 포도밭에서 나는 자연 그대로의 맛을 전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서클링은 자신의 피노 누아는 가볍고, 과실향이 풍부한 와인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탈리아산 암포라 숙성도 시도해보겠다고 합니다.

서클링은 한국 와인 시장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국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와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한국에서의 활동을 넓힐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는 "한국이 5년 이내 아시아를 대표하는 와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다른 국가와 달리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와인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 서클링이 지난 4일 주관한 GWW 2023 행사에는 20·30대 젊은 와인 소비자도 많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현대가 3세인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부사장 등 11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습니다.

다음달 6일에는 이탈리아 최고 와인들을 모은 그레이트 와인스 오브 이탈리아 2023 행사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이 행사에서는 서클링에게 90점 이상을 받은 부르넬로, 바롤로, 바르바레스코, 키안티 클라시코, 슈퍼투스칸 등 다양한 이탈리아 와인 180종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김기정 컨슈머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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