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도미노 인상’ 시작…‘고난의 겨울’ 온다

KB, 주담대·전세대출 금리 최대 0.2%p↑…우리도 인상 대열에
당국 질타 받은 50년 만기 주담대 기준, ‘만34세 이하’로 제한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지난 8일 서울 한 은행에 주담대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최근 가계대출 수요가 빠르게 불어나는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이 본격적으로 대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공문을 통해 영업점 등에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와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 신규)를 각 0.1%p, 0.2%p 인상한다고 밝혔다. 신잔액코픽스 기준 전세대출 변동금리(6개월 신규) 역시 0.2%p 높아졌다.

최근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나자 금융 당국과 5대 은행 부장단은 매주 금요일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가계대출 동향을 점검하고 수요 억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294억원으로 8월 말(680조8120억원)보다 1조5174억원 늘었다.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514조9997억원에서 517조8588억원으로 2조8591억원 불었는데, 증가 폭은 2021년 10월(3조7989억원) 이후 가장 컸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3일부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도 '만 34세 이하'에만 내줄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1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2%p 올리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0.3%p 상향 조정한다. 신한은행은 내부적으로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들의 이런 금리 인상과 초장기 대출 상품 연령제한 조치 등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수요 억제 요청에 대한 호응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동안 금리를 같이 인상하지 않으면 대출 수요가 특정 은행에 폭발적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KB나 우리, 신한 외 은행에서도 잇따라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