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3분기 영업이익 역대 최대 찍었다
2155억원 달한 美 IRA 수혜덕분
3개 분기 만에 작년 실적 넘어서
예상 밑도는 전기차 성장세는 부담
리튬가격 하락, 4분기 악영향 될듯
11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8억2235억원의 매출과 731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는 7.5% 늘었지만 지난 2분기보다는 6.3%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1% 늘었고, 2분기보다도 58.7% 증가했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8조3000억원의 매출과 675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지만 영업이익은 예상을 크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IRA 보조금(세액공제) 수혜 2155억원을 영업이익에 포함한 것이라고 함께 공시했다. IRA 수혜를 제외한 영업이익도 515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6.3% 수준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전기차 수요가 부진한 영향에 매출이 소폭 하락한 분위기지만 주력 시장인 미국 공장의 생산량과 수율이 상당폭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공장 생산량을 가파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IRA 수혜 규모가 1003억원이라고 밝혔는데, 2분기에도 수혜규모는 1109억원에 그쳐 생산량의 증가 속도가 더디다는 우려가 나왔다. 올 3분기에는 2155억원으로 수혜 규모가 크게 늘면서 현지 배터리 생산량도 1분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이는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생산라인 확대에 따른 가동률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IRA를 통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용 배터리 1kWh 당 35달러를, 모듈까지 함께 생산하면 45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지급하고 있으며, 이 세액공제는 현금으로 수령할 수 있어 배터리 기업들의 영업이익에 반영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미국에서 약 4~5GWh의 배터리셀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전기차 약 5~6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거둔 3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한국 배터리 기업이 거둔 역대 최대 규모다. 3분기 호실적 덕에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까지 거둔 실적만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서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25조7441억원의 매출과 1조82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이 25조5986억원, 영업이익이 1조2137억원이었다.
예상보다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이 더디고 유럽 전기차 수요가 부진한 점은 부담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의 전기차 재고는 약 97일치에 달한다. 내연기관차 재고가 57일분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 성장이 예상되더라도 당장의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유럽에서도 지난해에는 전체 판매된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이 29.3%에 달했지만 올해 1~7월에는 14.3%로 하락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경기 부진이 길어진 영향에 차량 수요도 줄고, 전기차 가격에도 소비자가 부담을 느낀 영향이다.
하락하는 리튬 가격도 향후 매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리튬인 수산화리튬 가격은 올 8월11일 t당 3만6652 달러(약 490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달 10일(현지시간)에는 가격이 t당 2만4500 달러(약 3300만원)까지 하락했다. 하락폭은 33%에 달한다.
통상 배터리 기업은 완성차 기업과 납품계약을 할 때 리튬 등 광물 가격이 오르면 판매가격을 높이고, 광물 가격이 내리면 판매가격도 낮추는 계약을 맺는다. 리튬 가격이 하락하면 영업이익률에는 영향이 없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영향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영향에 주가도 상승했다. 11일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날보다 3만3500원(7.3%) 오른 49만2000원래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에서는 주가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GM의 배터리 수요를 뒷받침할 만큼 양산하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라며 “GM의 신차 출시 일정이 계속 있다 보니 배터리 공급도 이어질 것이고 결국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시장 점유율도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차량 생산 병목현상이 해소돼 전기차 판매 경쟁이 본격화되며 LG에너지솔루션에 더욱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토요타까지 고객사로 추가했고 글로벌 완성차 상위 5개사 및 주요 전기차업체의 주력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했다”며 “다각화된 고객 포트폴리오가 강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3년치 일감 쌓였다”…연일 특근에도 행복한 비명 지르는 이 업종 - 매일경제
- “어떻게 모은 노후자금인데”…5000만원까지 예금보호 해준다 - 매일경제
- “벤츠보다 4000만원 싸네”…‘450만원↑’ 제네시스 GV80, 6930만원 - 매일경제
- 2만원짜리 시계차고 다닌 ‘면세점 대부’…10조 기부하고 떠났다 - 매일경제
- 이스라엘, 전세계서 예비군 36만명 총동원령…50년만에 최대 규모 - 매일경제
- 김행을 어이할꼬…尹, 신원식·유인촌 먼저 임명장 - 매일경제
- 수원 ‘전세사기’ 일파만파…피해금액 이 정도일 줄이야 - 매일경제
- 한동훈 장관이 속도낸다...‘한국형 제시카법’ 뭐길래 - 매일경제
- 1년 만에 ‘5대1’이 ‘10대1’ 됐다…국민평형도 제낀 이 아파트 - 매일경제
- 남자배구 항저우 참사, 신영석 작심 발언 “예고된 참사, 5년 전도 늦었다 말했는데…‘한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