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 탄 여고생 피하려다 전복된 트럭…"학생과 부모가 물어줘야"

유튜브 '한문철 TV' 캡처.

한 트럭 운전사가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전동킥보드를 탄 여고생을 피하려다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해당 여고생은 트럭이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도 지나가려 했다가 행인이 소리치자 다시 돌아왔다.

지난 10일 한문철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여고생이 탄 전동킥보드 피하다 트럭전복'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6일 새벽 2시경 대전 대덕구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A씨가 제공한 블랙박스 영상엔 A씨 차량 앞에서 킥보드를 타고 달리던 여고생이 신호가 없는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려다 1톤 탑차 트럭에 부딪칠뻔한 모습이 담겼다.

여고생이 튀어나오는 것을 늦게 본 트럭은 킥보드를 피하기 위해 핸들을 여고생이 있는 쪽과 반대로 꺾었고, 결국 전복됐다.

당시 여고생은 트럭이 전복되는 것을 봤지만 킥보드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이를 본 A 씨가 황급히 여고생을 향해 소리쳤고, 여고생과 그제서야 사고 현장으로 돌아왔다.

A 씨는 "신호는 트럭 쪽에만 있었고 황색 점멸신호였다"며 "전동킥보드 쪽은 신호가 없었고, (여고생이) 멈추지 않고 좌회전하려다 트럭이 피하려고 중앙선을 넘고 전복됐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트럭 운전자는 벨트를 매지 않았는지 조수석 쪽으로 떨어진 거 같았다. 유리창이 깨져 손으로 짚은 느낌이었고, 손이 골절된 거 같았다"며 "바로 (트럭 운전자를) 구조하려고 119에 신고했고, 트럭 위로 올라가 문을 열려고 했지만 열리지 않아서 안에 있던 기사님께 '창문을 열 수 있냐'고 물어보고 열린 창문으로 구조했다"고 전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트럭이 피하지 못했다면 전동킥보드 운전자는 사망할 수도 있었다"며 "과실 비율에 따라 전동킥보드에 탑승한 여고생이 많이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최소한 80% 이상 전동킥보드 과실로 보인다. 학생과 부모가 같이 물어줘야 한다"며 "트럭이 자차(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자차로 처리하고, 보험사가 구상금 청구해야 한다. 자기 차(보험)가 없으면 트럭 운전자가 여학생과 부모를 상대로 소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1년 5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운전자들은 만 16세 이상이 취득할 수 있는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를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 대여업체들은 무면허자에게 기기를 대여해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무면허 미성년자들은 앱을 이용해 대여업체로부터 손쉽게 킥보드를 빌릴 수 있어 안전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