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파업" 서울대병원 노조 초강수…시험대 오른 '김영태 리더십'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해와 달리 시작부터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장기화할 경우 환자 불편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3월 취임한 김영태 병원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파업 첫날 서울대병원은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중환자실·응급실 등 필수 유지인력은 모두 현장에 남았고, 병원 내부에서도 행정 직원을 환자 배식, 이송 등 타 부서 업무에 투입하며 환자 불편을 최소화했다. 서울대병원의 총조합원 3800여 명 중 하루 파업 참여 인원은 1000여 명(전체 직원의 12~13% 수준)으로 제한적이란 점도 영향을 미쳤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병원은 의사직에 '진료 기여 수당' 명목으로 435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진료 기여 수당은 환자 수, 검사 수, 수술 건수에 따라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수당이다. 이어 지난달에는 외래진료 시 1시간당 수당을 의미하는 '진료 수당'을 60%(총 271억원) 인상했다고 한다. 윤태석 서울대병원분회장은 "마치 드라마 '오징어게임'처럼 수백억 원을 걸고 의사들이 경쟁하는 사이 3분 진료, 과잉 진료, 의료 질 저하 등의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반면 기타공공기관으로 정부에 임금과 인력을 통제받는 사이 지난해 병원의 8000여 명의 직원은 임금 상승액 총액이 70억원에 그쳤고 필수 의료 인력마저 충원하지 못해 환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어린이병원 리모델링 계획에 대해서도 "공공병원답지 못하다"고 날을 세웠다. 노조는 병원 내부 자료를 인용해 내년 어린이병원 리모델링 계획안에 3층 전체(134평)를 교수휴게실로 만들고 1, 2, 4인실의 비중을 늘려 결과적으로 병상 수 14개를 축소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공개했다. 노조는 "오래되고 과밀한 병동은 개선해야 하지만, 교수 휴게실을 과도하게 확충하면서 비보험이라 환자 부담이 큰 1인실을 늘리는 건 서울대병원의 공공적 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과거 단계별 파업을 진행했던 것과 달리 올해 처음부터 무기한 파업을 선언한 데는 병원 운영진의 불성실한 협상 태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최근까지 40여 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지만, 전과 달리 병원 측에서 그 어떤 수용안도 제시하지 않아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실제 노조는 파업 전후 보도자료와 취재요청서의 제목으로 각각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의 민낯 처참" "용산에만 충성하는 병원장에 맞서다" 등 김 병원장을 직접 '저격'하는 문구를 쓰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4일 이뤄진 마지막 조정회외에서도 김영태 병원장은 공공의료에 대해 어떤 계획도 내놓지 않는 등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는 태도를 보였다"며 "이전에 주요 보직을 역임하지 않아 올해 단체교섭을 통해 처음 대면했는데 공공의료에 대한 비전, 운영에 있어 국가중앙병원으로서 깊이 있는 고민은 없는 듯했다"고 비판했다.
김 병원장은 본관에 '환자 및 보호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붙여 "노조는 근로조건과 무관한 요구와 병원이 감당할 수 없는 인력과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파업을 강행할 경우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병원장은 "파업 기간 가능한 모든 인력과 수단을 동원해 불편을 최소화하고 진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향후 교섭에도 성실히 임해 진료 공백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영상]폼 잡던 임영웅, 바닥에 휴대폰 '툭'…당황하며 발동동 - 머니투데이
- "내 아이 맞아?" 돌변한 수의사 남친…"사실 나 유부남" - 머니투데이
- 박호산 "이혼 후 아들 둘과 원룸 생활…생활고에 55층 유리 닦기도" - 머니투데이
- 시할아버지와 살면서 아이 안 보여주는 고딩맘…서장훈 "시트콤이냐" - 머니투데이
- 배윤정 "11살 연하 ♥남편과 스킨십 매일 해…현재 13㎏ 감량" - 머니투데이
- 정준하 "하루 2000만, 월 4억 벌어"…식당 대박에도 못 웃은 이유 - 머니투데이
- "시세차익 25억"…최민환, 슈돌 나온 강남집 38억에 팔았다 - 머니투데이
- "700원짜리가 순식간에 4700원"…'퀀타피아 주가조작 의혹' 전직 경찰간부 구속 - 머니투데이
- 박나래, 기안84와 썸 인정…"깊은 사이였다니" 이시언도 '깜짝'
- "수능 시계 잃어버려" 당황한 수험생에 '표창 시계' 풀어준 경찰 '감동'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