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3][단독]빅데이터 분석해보니···‘가습기살균필터’ 산화은 노출되면 천식·폐렴 위험성 높다

김기범 기자 2023. 10. 1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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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06년 옥시가 판매했던 고체 가습기살균제를 들고 가습기 살균필터와 관련해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화은’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필터를 사용한 이들이 미사용지에 비해 천식, 폐렴 등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체 가습기살균제와 동일한 작용을 하는 가습기 살균필터에 대한 추가연구와 피해자 발굴 등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진성준 의원실이 11일 공개한 ‘가습기살균제 구매집단의 건강영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가습기 살균필터와 같은 산화은 성분이 포함된 고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경우 미사용자에 비해 천식, 폐렴, 간질성 폐질환 등 건강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구매 자료와 건강 피해 빅데이터를 이용해 가습기살균제의 연령별, 성별에 따른 호흡기 질환 위험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한 가전 대기업에서 판매한 가습기 살균필터. 진성준 의원실 제공.

가습기 살균필터는 가습기살균제처럼 살균 목적으로 가습기 내에 장착하는 부품이다. 2012년 당시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다루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현재 질병관리청)는 살균필터가 가습기살균제의 일종이라고 밝혔다. 특히 옥시가 판매한 고체 가습기살균제는 살균필터와 동일하게 산화은이 포함돼 있고, 작용 원리도 유사한 제품으로 현재까지 사용자 가운데 7명의 피해자가 확인됐다.

보고서는 산화은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한 경우 천식 관련 위험도가 남성은 미사용자에 비해 1.07배, 여성은 1.13배 더 상대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폐렴의 경우 남성은 미사용자보다 1.09배, 여성은 1.16배 더 상대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특히 75~79세 여성, 20~29세 여성의 천식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남성의 경우는 25~54세 연령대에서 폐렴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질성폐질환의 경우 25~29세 여성, 55~59세 여성에서 위험도가 높았다. 특히 여성의 상대 위험도는 다른 가습기살균제 성분보다 더 높은 예도 있었다.


☞ 국내 업체 가습기 살균필터서도 독성물질…환경부는 숨겼다
     https://www.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310110600015

앞서 지난 10일 환경부는 가습기 살균필터에 대한 경향신문 보도에 설명자료를 내고 살균필터에서 은이 검출되기는 했지만 공기 중으로 방출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위해성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니 별도의 흡입독성 실험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진 의원은 사참위·건보공단 보고서에서 실제 산화은 제품 사용자들을 통해 살펴본 결과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살균필터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독성 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에 따르면 살균필터를 판매해온 삼성전자·LG전자 등은 환경부가 피해자 지원·보상을 위한 분담금을 부과할 경우 납부할 의사가 있다고 의원실에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2년 필터에서 은성분을 제거했다.

현재 옥시, 애경, SK케미칼 등 생활화학제품 관련 기업, 화학기업들 위주로 구성된 분담금 대상 기업이 많이 늘어날 수도 있다.

진성준 의원(오른쪽)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가습기 살균필터와 옥시가 판매했던 고체 가습기 살균제를 들고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실시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환경부는 옥시의 고체 가습기살균제의 경우 피해를 인정하면서 그와 동일한 작용을 하고, 성분히 유사한 살균필터에 대해선 피해를 인정하지 않고 독성실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2년 가전업체들이 살균필터에 문제가 있냐고 먼저 질의를 해서 보건복지부가 가습기살균제의 일종이라고 답하기까지 했는데 환경부는 왜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환경부 담당자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살균필터 문제를 무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다시 조사해서 답하겠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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