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을 달리는 공격수들, 클린스만의 공격 축구는 이번에야말로 나올까
부임 초기부터 화끈한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했던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있어 이번 10월 A매치 2연전은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다수 공격수들이 절정의 경기력을 뽐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어떻게 조화를 시키느냐가 중요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튀니지(서울월드컵경기장), 17일 베트남(수원월드컵경기장)과 차례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 9월 유럽 원정 때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으며 부임 첫 승을 거둔 클린스만 감독이지만, 아직 홈에서는 승리가 없다. 안 그래도 외유 논란 등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입장에서 홈 승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더불어 자신이 강조해왔던 공격적인 축구를 이번에야 말로 보여줘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3월과 6월, 9월까지 총 6번의 A매치에서 1승3무2패를 거두면서 5골을 넣고 6골을 내줬다. 자신의 말과는 상황이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번 2연전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있어 다득점이 수반되는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주요 공격수들의 경기력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실제 드러나는 수치만 봐도 그렇다.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은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최근 들어 풀타임 소화를 하지 않고 있지만, 그럼에도 6골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하기 시작하면서 잠자던 득점 감각이 완전히 살아났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괜히 “손흥민이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아는 클린스만 감독이 잘 관리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
황희찬(울버햄프턴) 역시 마찬가지다. 리그 5골로 득점 공동 4위를 달리고 있다. 울버햄프턴이 이번 시즌 리그 9골을 넣고 있는데 절반 이상을 황희찬이 책임지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브라이턴 등 강팀들을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해 순도도 높다. 무엇보다, 그 동안 자신을 꾸준히 괴롭혀왔던 햄스트링 부상에서도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여기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북 현대를 떠나 덴마크 리그의 미트윌란으로 이적한 조규성도 5골로 리그 득점 5위를 달리고 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8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정우영(슈투트가르트)까지 더하면, 대표팀 공격수들의 경기력은 역대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부상으로 9월 A매치 때 합류하지 못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까지 가세했다.
이제 남은 것은 경기력도, 기록도 모두 좋은 이 자원들을 클린스만 감독이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춘 이번 기회에서도 이전과 같이 색깔 없는 무기력한 경기들을 보인다면,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주위의 시선은 더욱 차가워질 것으로 보인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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