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999에서 천국의 나날들까지 ” 대전철도영화제 12일 개막
무성영화부터 최고 영상미 작품 등 ‘시네마 익스프레스’ 총출동
유명감독과 시네토크도…주최 측 “철로 위 반복과 우연에 시선 맞춰”
대전=김창희 기자
제 5회 대전철도영화제(DRaFF)가 12일부터 17일까지 엿새 동안 대전아트시네마(동구 중동), 소소아트시네마(대덕구 오정동), 한남대학교 서의필홀에서 열린다.
시네마테크대전에서 주최하고 대전철도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올해 대전철도영화제의 슬로건은 ‘반복과 우연, 열차를 움직이는 힘’이다. 주최 측은 "철로 위에서 일어나는 반복과 우연에 시선을 맞춰 올해 영화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
12일 개막작은 무성영화시대의 여신이라 불리는 배우 릴리언 기쉬가 출연하고 스웨덴 영화의 거두 빅토르 시에스트룀 감독이 연출한 걸작 ‘바람’이 상영된다
특히 한남대 서의필홀에서 열리는 대전철도영화제의 개막식은 열차의 출발신호에서 착안한 ‘기적소리’라는 타이틀로 매회 단순함의 미학을 가진 고전영화에 아름다운 선율을 더해 영화제의 출발을 알려왔다. 한남대 서의필홀에서 열리는 올해 개막식에도 무성영화가 상영되는 가운데 그 침묵 위에 다채로운 감성을 불어넣어주는 강현주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함께 공연된다. 식전 공연으로 대전 대흥동을 기반으로 2011년 결성된 인디락밴드 ‘파인피플 스펜딩 나이스홀리데이’의 재미있는 공연도 펼쳐진다.
영화제는 총 세 개의 섹션으로 운영된다. 첫 번째 ‘시네마 익스프레스’ 섹션은 철도 자체가 지닌 힘과 속도, 무게감과 더불어 열차를 움직이는 유기적이고 조직적인 체계에서 오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에 주목한다. 열차를 움직이려는 자와 열차를 멈추려는 자의 팽팽한 접전이 밀도 있게 그려지는 철도 영화 ‘대열차 작전’과 올해 타계한 마츠모토 레이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린타로 감독의 ‘은하철도 999’, 기차역을 배경으로 아버지의 유산의 열쇠를 찾으려는 한 소년의 모험과 초기 영화의 역사를 아름답게 담은 ‘휴고’, 최근 철도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던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 상영된다.
두 번째 ‘플랫폼’ 섹션은 대전철도영화제의 중심에 있는 섹션으로 철도영화제의 가치와 지향을 표현한다. 기차와 기차역의 풍경 묘사를 현실적으로 연출한 장 르누아르의 걸작 ‘인간 야수’를 시작으로 전쟁터로 떠나보낸 남편을 찾아 떠나는 한 여인의 여정을 담은 비토리오 데 시카의 영원한 고전 ‘해바라기’, 프랑코 독재체제의 위장된 평화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담아낸 스페인 최고 영화 중 한 편 ‘벌집의 정령’이 상영되며, 영화사상 최고의 영상미를 자랑하는 테랜스 맬릭의 데뷔작 ‘천국의 나날들’, 한국 영화의 모더니스트 김수용 감독의 작품으로 며칠 간의 특별 휴가를 얻은 한 여인의 우연한 만남과 운명을 그린 ‘만추’, 야간열차의 여정에서의 대화 속에 펼쳐지는 쓸모 있는 삶을 향한 질문들을 담은 ‘유용한 것’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언더그라운드’ 섹션에서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철도를 그려낸 다양한 실험적 철도영화들이 준비되어 있다. 안개가 자욱한 도시에서 시골마을 까지의 여정에서 드러나는 기차의 움직임을 통해 영화라는 기계장치를 은유하는 ‘카일리 블루스’, 100여년간 교토의 아리시야마 지역을 이어 온 전차 ‘란덴’을 둘러싼 만남을 연극적으로 표현한 ‘란덴’, 이제는 사라진 대만의 남방 철도를 엔지니어, 기관사, 역무원 등을 통해 그 광대한 풍경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남쪽, 적막 철도’가 상영된다.
특히 이번 영화제부터는 저변확대를 위해 일주일 전 서울에서 프리 페스티벌인 ‘대전철도영화제 in 서울’을 진행하며 지역과 지역을 잇는 영화문화의 장이 되길 바라는 행사도 처음 마련되었다. 그 밖에도 본 영화제에서는 야외 상영, 3D 상영, 다양한 시네토크들로 각 영화마다 다채로운 부가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특히 대만에서 먼 걸음을 해 주는 샤오추첸 감독과의 시네토크가 준비되어 있으며, 유운성 평론가, 김종관 영화감독, 박흥수 철도 기관사, 성인수 만화 작가 등 각계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철도와 영화의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올해에도 도시의 역사와 영화의 근원을 들여다보는 이 특별한 여정에 많은 분들과 함께하길 바란다.
영화제를 준비한 시네마테크 대전 강민구 대표는 대전철도영화제에 대해"철도의 부설과 함께 성장하고 번영했던 대전이라는 도시와 철도가 결합해 지역의 정체성과 어울리는 특화된 콘텐츠"라며 "이번 철도영화제를 통해 대중성과 영화예술의 균형을 통한 지역의 영화문화를 만들고, 지역 간 네트워크를 통해 대전의 영화문화가 전국에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19년 시작되어 올해 5회째를 맞는 대전철도영화제는 그동안 대전지역 영화문화 발전과 함께 전국의 영화 마니아들에게 대전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이번 대전철도영화제는 대전시,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일본국제교류기금,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만연구센터, 한국영상자료원이 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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